지난 2003년 김건희씨가 미디어아트 작품 등을 전시했다고 해명한 경기도 분당 삼성플라자 빌딩. 삼성플라자가 백화점으로 성업 중이던 2000년대 초반의 야경. <한겨레>자료 사진
‘…삼성플라자 갤러리를 삼성미술관으로 쓴 것은 잘못입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전시이력 허위기재 의혹 등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쪽은 김씨가 지난 2003년 경기도 분당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 전시했던 경력을 삼성미술관 인물그림 기획 전 참가 이력으로 바꿔 당시 도록과 이력서에 표기한 데 대해(<한겨레> 17일치 1면) 19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공식 자료를 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씨의 대국민 사과 직후 배포한 해명자료를 통해 “2003년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 (김씨가) 인물화를 주제로 한 ‘휴먼스케이프닷컴(Humanscape.com)’ 단체전에 작가 및 기획에 참여한 것은 확인됐다”면서도 “도록과 이력서상 전시 제목을 기획 단계의 가칭 전시명 ‘Portrate(포트레이트)’로 기재해 실제 전시명과 다르게 실은 것은 사실이며 기획 단계 명칭을 쓴 것은 부적절했으므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자료에서 김씨와 국민의힘 쪽은 이어 “전시경력을 부풀릴 생각은 아니었”다고 전제하면서 “당시 삼성미술관이 없고 호암미술관이 유명했던 시기”인데, 삼성미술관으로 표기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김건희씨 쪽이 <한겨레>에 공개한 ‘휴먼스케이프닷컴(HUMANSCAPE.COM)’전 팸플릿. 김씨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이 비디오 작품 참여 작가로 올라 있다. 노형석 기자
앞서 김씨는 지난 2003년 발간된 ‘신체적 풍경’ 전 도록에는 ‘‘Portrate’ 전 삼성미술관 기획’, 같은 해 서일대에 강사로 지원하면서 낸 이력서의 전시 이력에는 ‘‘Portrait’ 전 삼성미술관 기획’이라고 표기했다. 삼성미술관 리움 쪽에서 “그런 전시를 개최한 사실 자체가 없고 2004년 리움 개관 이전에는 삼성미술관 명칭을 대외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의혹이 제기되자 김씨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아닌 성남 분당 삼성플라자 내부 갤러리에서 전시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밖에 김씨는 지난 2006년 수원여대에 낸 겸임교원 지원서에 이력으로 명기한 서울 홍익대 앞 대안공간 루프 학예실 큐레이터 경력(1998년 3월~2002년 3월)도 “허위는 아니지만 재직기간이 부정확하게 부풀려 기재된 사실이 있다”고 해명했다. 대안공간 루프는 1999년 2월 설립됐다.
한편, 1984년 창간한 미술 전문잡지 <미술세계>가 주최하는 공모전 ‘미술세계대상전 입상’(1995년) 수상 이력 허위기재 의혹((<한겨레> 17일치 1면)에 관해서는 별다른 해명 없이 공식 자료를 통해 “2001년 5월 <미술세계>에 ‘젊은작가’로 소개되는 등 권위 있는 매체에서 유명한 청년 아티스트로 평가”받았다고만 설명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한겨레>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