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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1500년 전 대가야 사람들이 큰 제사 지내던 터 찾았다

등록 2021-12-15 17:53수정 2021-12-15 18:22

옛 가야 유적서 제의시설 첫 발견
조사단 “천원지방 우주관 반영”
연조리 제의시설 추정 터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토석제단과 배례공간이 붙어있는 얼개다. 문화재청 제공
연조리 제의시설 추정 터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토석제단과 배례공간이 붙어있는 얼개다. 문화재청 제공

4~6세기 경북 고령 일대에서 융성했던 옛 대가야국의 사람들이 하늘에 큰 제사를 지냈던 것으로 보이는 시설 터가 처음 발견됐다.

고령군과 대동문화재연구원은 고령 연조리 대가야 고분군의 1호분을 최근 발굴 조사한 결과, 1호분이 옛 무덤이 아니라 대형 제의시설 추정 유적임을 밝혀냈다고 15일 발표했다. 연구원 쪽은 “한반도 남부의 가야문화권에서 제의 관련 유적이 발견된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드러난 제의시설 추정 터는 두 단에 걸쳐 높이 1~1.4m 정도의 토석제단을 쌓고 그 아래쪽으로 길쭉한 배례공간을 배치한 얼개다. 제단 안쪽에는 흙을 채우고 바깥쪽에는 돌을 쌓아 올렸다. 아래쪽 단은 지름 10m 정도의 원형, 위쪽 단은 각변 길이가 4.4m 정도의 정사각형 모양을 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형태를 ‘내방외원’(內方外圓)이라고 부르는데,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뜻의 ‘천원지방’(天圓地方)설을 신봉했던 고대 동아시아인의 우주관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적이 조성된 시기는 출토된 토기와 귀걸이 등의 특징에 비춰 6세기 전엽으로 보고 있다.

토석제단을 위에서 가까이 내려다본 모습. 아래쪽 단은 원형으로, 위쪽 단은 각진 방형으로 쌓았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천원지방’의 고대 우주관을 구현한 흔적이라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문화재청 제공
토석제단을 위에서 가까이 내려다본 모습. 아래쪽 단은 원형으로, 위쪽 단은 각진 방형으로 쌓았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천원지방’의 고대 우주관을 구현한 흔적이라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문화재청 제공

유적의 북쪽 기단부 밑에서 한변 길이가 약 3m인 사각형 구덩이가 드러난 것도 눈길을 끈다. 구덩이 안에는 목탄과 태운 흙 등이 섞인 점토가 확인됐다. 목탄의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시기가 5세기 전반으로 나타나, 상하단의 토석제단을 만들기 전 같은 자리에 별개의 제의 관련 시설물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원 쪽은 분석했다. 제의시설 추정 터 남쪽에 6세기 후반께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돌방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신라가 562년 대가야를 병합한 뒤 시설이 허물어진 것으로 보인다.

유적 전경. 문화재청 제공
유적 전경. 문화재청 제공

5~6세기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연조리 고분군은 대가야 산성인 고령 주산성 남쪽 구역에 있다. 봉토분 65기와 300여기의 석곽묘가 흩어져 있는데, 대가야 유적을 대표하는 지산동고분군에 딸린 하위 고분군으로 평가된다. 고령군은 16일 오전 10시30분 발굴 현장에서 공개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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