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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 120년 집대성…늦가을 눈길 끄는 결실의 미술책들

등록 2021-11-24 04:59수정 2021-11-24 08:53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사 총서 펴내
‘윤형근의 기록’ ‘방근택 평전’도 눈길
국립현대미술관이 최근 펴낸 <한국미술 1900-2020>. 미술관에서 처음 간행한 한국근현대미술사 개설서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이 최근 펴낸 <한국미술 1900-2020>. 미술관에서 처음 간행한 한국근현대미술사 개설서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가을의 끝자락에 한국 미술사의 그늘을 밝히는 책들이 잇따라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1900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근현대미술을 시기별로 살핀 총서 <20세기 한국미술사>를 펴냈다. 각계의 한국미술 전문가 34명이 집필한 504쪽짜리 총서는 5부로 짜여 있다. 20세기 전반 구한 말~일제강점기를 다룬 ‘서화에서 미술로’를 시작으로 ‘전쟁과 분단 시대의 미술’, 1950~70년대를 조명한 ‘근대화 시기 전통과 현대의 역학 관계’, 1980년대 현실참여 리얼리즘 운동에 주된 초점을 맞춘 ‘민주화와 미술의 다원화’, 1990년대 이후 동시대의 미술 단면들을 비중 있게 소개한 ‘글로벌리즘과 동시대 한국미술’까지 이어진다. 아카이브 자료를 포함한 400여점의 작품 도판과 연표가 함께 실렸다. 국가 미술관이 역대 최초로 20세기 이후 한국의 근대와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정리한 방대한 내용의 저작물이지만, 집필자들의 관점과 생각이 제각각이고 체계적인 편제나 일관된 관점을 읽기 어렵다는 한계 또한 여실하다.

&lt;한국미술 1900-2020&gt;의 4부에 나온 내용 일부분. 1980년대 리얼리즘 미술운동을 다뤘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미술 1900-2020>의 4부에 나온 내용 일부분. 1980년대 리얼리즘 미술운동을 다뤘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화랑가에서는 한국 전통미술과 서구 모더니즘이 융화된 흑백 추상회화로 일가를 이룬 거장 윤형근의 미공개 그림, 드로잉들과 일상 기록들을 엮은 책이 나왔다. <윤형근의 기록>이란 제목으로 피케이엠갤러리가 펴낸 아카이브 축약본. ‘예술은 그 무슨 의식이 아니다. 절실한 인간의 기록일 뿐이다’(1974년 8월6일치 메모)라고 자신의 작업을 갈파했던 윤형근이 197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남긴 메모첩, 원고지, 엽서, 편지 등에 남긴 육성 같은 친필과 드로잉들이 갈무리됐다.

&lt;방근택 평전&gt; 표지.
<방근택 평전> 표지.

조선 민화 전도사를 자임해온 미술사가 정병모씨는 2015년 처음 출간했던 대형 민화 도록 <한국의 채색화>1~3권(다할미디어)에 이어 산수화, 인물화, 영모화, 화조화, 책거리, 문자도 명품들로 채운 같은 제목의 후속 도록 4~6권을 출간했다. 양은희 평론가가 1960~70년대 평단의 주역이었다가 잊힌 선대 미술평론가 방근택(1929~1992)의 삶을 재조명한 평전(<방근택 평전>·헥사곤 )도 눈길을 끈다. 1960년대 평단의 주역으로 앵포르멜 등 한국 추상미술의 대두에 물꼬를 터주는 구실을 했으나 반공법 위반의 누명을 쓰고 투옥되는 등 수난을겪으면서 재기하지 못하고 스러진 고인의 삶과 글쓰기 작업들을 정리했다. 전후 실존 철학의 세례를 받아 앵포르멜로 시작된 추상회화와 전위 미술의 흐름을 일관되게 옹호했고, 필름을 현상하듯 사물의 예술적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평론가의 책무라는 지론을 견지했던 그가 1960~70년대 독재정권의 민족기록화 사업에 부역한 박서보 등의 추상화가들을 공박하고 모더니즘의 순수성을 고뇌했던 과정들을 엿보게 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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