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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관 “한국 언중법, 국제사회 미칠 영향도 심각히 고려해야”

등록 2021-09-24 18:05수정 2021-09-24 20:47

칸 유엔특별보고관 화상간담회
언론만 뗀 징벌적 손해배상 우려
제약 땐 국제법 규정에 부합해야
24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화상간담회를 하고 있는 아이린 칸 유엔 의사 표현 특별보고관의 모습. 줌 화면 갈무리
24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화상간담회를 하고 있는 아이린 칸 유엔 의사 표현 특별보고관의 모습. 줌 화면 갈무리

“한국 정부와 국회가 이번 법 개정안이 국내에 미칠 영향만 보지 말고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도 심각하게 고려해주길 바랍니다.”

지난달 27일 한국 정부에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중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의 서한을 보냈던 아이린(이레네) 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24일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한국 정부 쪽은 그의 서한에 대해 국회처리를 한달 미루고 양당이 개정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답변을 보낸 바 있다.

칸 보고관은 “아직 (8인협의체 구성 이후) 최근 논의에 대해 공식 답변을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바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비롯해 언론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몇몇 심각한 조항이 어떻게 되느냐가 “평가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문구나 표현의 수정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달 서한에서도 밝혔듯, 그는 이날 한국의 언중법 개정안이 법률의 적법성, 비례성, 필요성 측면에서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칸 보고관은 “언론만 따로 떼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으로 삼는 점, 그리고 언론 자유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경우가 굉장히 모호하게 규정된 점, 이 두가지가 가장 크게 우려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물론 국제법에서도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제법이 표방하는 강력한 메시지는 언론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자유를 제한할 땐 아주 협소하고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보도와 표현의 자유 위축 등 무서운 영향(chilling effect)을 가져오고, 이는 나아가 한 사회의 민주적이고 열린 토론 자체를 제한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도 강조했다.

칸 보고관은 “어떤 국제법도 단지 허위정보라는 이유만으로 금지하진 않는다”며, 만일 금지 대상이 되는 정보 유형과 금지 사유를 규정하려면 “그것이 국제법이 정한 범위를 넘지 않도록 국제법의 어떤 조항과 연계되는지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 정부도 가입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PPR)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는 타인의 권리나 국가의 안보, 공공질서를 위해 필요할 때만 법률에 의해 규정되는 형태로, 일정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이날 여러 차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치를 강조했다. “한국은 그동안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있어 국제사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고 계속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자칫 한국을 롤모델로 삼는 국가들에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언중법 논의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주 법 개정안이 처리된다면 “향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칸 보고관은 “내용을 보고 다음 스텝을 결정하겠지만, 개정법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보고하는 게 나의 주요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희 선임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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