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정촌면 유적에 있는 약 1억년 전 백악기 공룡·익룡 발자국 화석들. 큰 육식공룡의 발자국과 작은 초식공룡 발자국이 뒤섞여 있다. 문화재청 제공
1억년 전 한반도를 활보했던 육식 공룡과 하늘을 날았던 익룡 등의 발자국 화석이 나라가 보호하는 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경남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에 약 1만개가 남아있는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발자국 화석들을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9일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발자국 밀도가 높고, 발자국을 남긴 동물들의 종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약 1억년 전 한반도에 서식한 동물들의 행동 양식과 당시 환경을 잘 보여주는 세계적인 공룡 유적”이라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정촌면 화석 유적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두발로 걷는 공룡의 발자국 7천여개. 세계적으로 희귀한 육식공룡의 집단 보행 흔적으로 알려져 있다. 육식공룡 발자국 중 작은 것은 길이가 2㎝ 남짓에 불과하지만, 큰 육식공룡 발자국 길이는 50㎝나 된다.
국내에는 남해안과 서해안 일대 곳곳에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가 흩어져 있다. 뒷발 크기 1m에 달하는 초식공룡인 용각류의 발자국과 익룡·악어·거북 따위의 파충류 발자국은 여러 층에서 확인되지만, 육식공룡 발자국은 빈도가 드물다.
옛 산성에 뿌리를 내린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정읍 내장산 단풍나무’와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확정했다. 내장산 단풍나무는 금선계곡에 있다. 높이 16.9m, 밑동 둘레는 1.13m에 달하며 나이는 약 290년으로 추정된다. 내장산의 단풍나무 중 가장 크고 오래된 거목이다.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는 아들의 효심에 감복한 산신령이 나무를 붉게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단풍나무 한그루가 천연기념물으로 지정된 건 처음이다.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는 백마강이 내려다보이는 산성 정상부 남문 터에 뿌리 내렸다. 높이 22m, 가슴높이 둘레 5.4m로 수령이 400년 이상 된다. 가지 일부가 하트 모양을 닮아 ‘사랑나무’로도 불린다. 여러 드라마·영화에 배경으로 나오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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