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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아라가야 왕관?…쌍봉황새 금동관 첫 출현

등록 2021-07-01 15:58수정 2021-07-02 02:51

경남 함안 말이산 45호분에서 발굴·복원
국내 유적에서 처음 확인된 봉황새 장식 금동관. 경남 함안 말이산 45호분에서 나온 금동장식 조각들을 맞춰 아라가야 금동관을 복원해냈다. 아래의 길쭉한 관테와 그 위에 붙은 봉황새 두 마리가 대칭구도로 마주 보는 모습이다. 함안군 제공
국내 유적에서 처음 확인된 봉황새 장식 금동관. 경남 함안 말이산 45호분에서 나온 금동장식 조각들을 맞춰 아라가야 금동관을 복원해냈다. 아래의 길쭉한 관테와 그 위에 붙은 봉황새 두 마리가 대칭구도로 마주 보는 모습이다. 함안군 제공
5세기 한반도 남동부에서 융성했던 소국 아라가야의 왕관일까? 이 가야 소국의 지배자 무덤떼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국가 사적)에서 봉황새 장식 붙은 금동관이 처음 출현했다.

함안군은 지난 2019년 말이산고분군 45호분에서 출토된 금동투조장식 조각들을 잇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금동관 1점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1일 발표했다. 45호분은 2019년 두류문화연구원이 발굴 조사할 당시 사슴 모양 토기, 집 모양 토기, 배 모양 토기 등 상형토기가 완전한 형태로 출토돼 관심을 끈 바 있다.

복원된 금동관은 길이 16.4㎝, 높이 8.2㎝로, 길쭉한 관테 위에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세움장식이 올려져 있다. 아래 관테와 윗부분의 두 마리 새 모양 세움장식이 마주 보는 대칭적 구도는 삼국시대 금속공예품 가운데 처음 보이는 사례다. 관에 장식된 새 두 마리는 한쪽 날개가 서로 붙어 있으며, 눈은 뚫려 있고 상하 부리는 아래쪽을 향한다. 목은 시(C)자 형태로 바깥쪽으로 꺾였고, 몸통에는 단엽문(單葉文)이 투조돼 있다. 아래 다리에는 깃이 튀어나왔고, 곡선으로 말려 올라간 꼬리 아래쪽에도 사선으로 두 갈래 깃을 표현했다.

이한상 교수가 제시한 아라가야 금동관의 원형 모습. 함안군 제공
이한상 교수가 제시한 아라가야 금동관의 원형 모습. 함안군 제공
머리 장식의 경우, 관의 왼쪽 새는 머리 위에 세개의 산 또는 세개의 잎 모양 장식이, 오른쪽 새는 정수리 뒤쪽으로 가늘고 긴 막대기 모양의 장식이 새겨져 있다. 이런 도상은 일제강점기 조사된 평북 운산 용호동 1호분 출토 금동판에 나타난 봉황, 공주 백제 무령왕릉 출토 환두대도(環頭大刀·손잡이에 둥근 고리가 있는 칼)에 장식된 봉황 등과 유사한 형태여서 주목된다.

관테는 이마 윤곽에 맞춰 곡선을 이루며, 동판 1매에 관테와 세움장식을 한 몸으로 표현했다. 관은 동판 표면에 도안을 그린 뒤 여백부를 뚫는 투조 기법으로 만들었다. 표면과 안쪽 면은 모두 수은에 금을 녹인 아말감을 칠한 뒤 수은을 증발시키는 기법으로 도금됐다. 관 전면에는 2개 1조의 작은 구멍이 뚫려 추가 장식이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금동관을 분석한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국내 보고된 고대 금동관 중 처음 확인되는 형태다. 아라가야 공방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돼 앞으로 아라가야의 금공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함안군 관계자도 “금동관이 나온 말이산 45호분은 5세기 초반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무덤으로, 현재 알려진 가야의 관 가운데 제작 시기가 가장 이르다”고 말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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