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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새겨져 돌아온 비운의 고종 국새, 보물 된다

등록 2021-06-28 18:10수정 2021-06-28 18:14

‘대군주보’ 등 국새 4점 보물 지정 예고
미국에서 환수한 국새 ‘대군주보’. 거북 모양 손잡이가 찍는 몸체 위에 붙어 있다.
미국에서 환수한 국새 ‘대군주보’. 거북 모양 손잡이가 찍는 몸체 위에 붙어 있다.

‘WB. Tom’.

대한제국 황제를 대표하는 도장인 국새의 몸체 뒷면에 영문자가 새겨졌다. ‘톰’으로 발음되는 미국인 이름이었다. 2019년 12월 재미동포 사업가 이대수씨로부터 고종 황제(재위 1863∼1907)가 국권을 대표해 실무에 쓴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를 기증받아 분석한 문화재청 연구진은 비통한 감회에 젖었다. <고종실록> <승정원일기> 등을 뒤져보니 1882년 고종 지시에 따라 만든 3종의 국새 중 하나였다. 제국이 선포되는 1897년까지 외교·행정문서 등에 찍었던 최고 권위의 국가도장이었는데, 그 뒤 미국에 유출된 뒤 기념품으로 전락해 소장가가 멋대로 이름을 새겼던 것이다.

비운의 국새 대군주보가 국가 지정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대군주보와 광복 직후 일본에서 환수한 국새들인 ‘제고지보’(制誥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 ‘대원수보’(大元帥寶)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발표했다.

국새 대군주보 뒷부분. 손잡이 뉴 아래 몸체에 ‘WB. Tom’이라는 서양인 이름이 새겨져 있다. 미국으로 유출된 국새를 손에 넣었던 이의 이름으로 보인다.
국새 대군주보 뒷부분. 손잡이 뉴 아래 몸체에 ‘WB. Tom’이라는 서양인 이름이 새겨져 있다. 미국으로 유출된 국새를 손에 넣었던 이의 이름으로 보인다.

대군주보는 높이 7.9㎝ 길이 12.7㎝로, 은 재질에 금도금을 했다. 거북 형상을 새긴 손잡이를 찍는 몸체 위에 붙인 모양새다. ‘대(大)조선국’의 ‘대군주’(大君主)라는 글자들을 새겨놓아 1882년 미국과의 수호통상조약 체결 등으로 중국에 대한 사대를 끝내고 온전한 주권국이 되고자 힘썼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제고지보 등 다른 국새 3점은 대한제국 황제의 명령을 알리고 관리를 임명할 때 쓰려고 제작한 것들이다. 한일병합 직후인 1911년 3월 일본 왕실을 관리하는 궁내청에 넘겨졌다가 해방 뒤인 1946년 8월15일 미 군정이 환수해 국립박물관으로 이관된 내력을 지닌다. 문화재청은 지정 예고한 국새 4점에 대해 30일간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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