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만기인 1억6천억원 어음 못 막아
거래량 줄여온 출판계, 피해액 파악 중
거래량 줄여온 출판계, 피해액 파악 중
대형서점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해 16일 부도를 냈다. 출판계에서는 출판사들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미 수년간 서울문고 경영 상황이 악화하며 거래 규모가 줄어들었던 터라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16일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한국출판인회의(출판인회의) 등 출판계 이야기들을 종합하면, 서울문고는 전날까지 출판사 등에 지급해야 할 1억6천만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이날 최종 부도가 났다. 이런 상황은 이날 오후 출판인회의를 통해 출판사들에 알려졌다. 양쪽 기관 관계자는 “17일 서울문고 쪽과 출판계가 만나 전체 어음 규모와 내역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문고는 1988년 설립된 도서 유통 업체로 국내 3대 대형서점으로 꼽히는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해왔으나, 경영 악화로 고전해왔다. 지난해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삼아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말에는 여러 출판사들이 경영 악화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해 서울문고와의 신규 거래를 중단하는 등 직거래 물량을 줄여오기도 했다.
이처럼 갑자기 닥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출판계에서는 피해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진 않을 거라고 내다본다. 한 출판사 대표는 “개별 출판사마다 피해가 없진 않지만, 여러 출판사들이 직거래를 중단하는 등 이미 거래량을 줄여왔던 터라 생각보다 출판계 전체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출판계에서는 “이제 정말 책을 팔 곳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등 서울문고 부도 사태를 계기로 갈수록 쇠락하는 출판 시장에 대한 우려와 상실감을 토로하는 모양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서울문고가 운영하는 반디앤루니스 서울 신세계 강남점 모습. 반디앤루니스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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