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 미국을 놓고 싸우는 세 정치 세력들
안병진 지음/메디치·1만6000원
2016년 미국은 왜 ‘무적함대’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규칙 파괴자’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을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왜 트럼프처럼 중국의 팔을 비틀며 신냉전 자유주의자처럼 구는가? 중도자유주의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왜 인프라와 복지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자하는가? 하나 더, 왜 기후위기가 미국 안팎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인가?
이미 진행중인 미국 민주주의의 퇴조, 양극화와 경제 위기, 미-중 신냉전, 기후 위기, 여기에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친 악조건 속에서 미국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에서 오늘날 미국이 처한 이런 위기를 “건국의 설계 당시부터 내재된 모순의 내파 및 21세기의 새로운 과제가 출현하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대전환의 시기에 미국의 패권을 놓고 천하삼분지계 각축전을 벌이는 세 정치 세력(토크빌주의, 헌팅턴주의, 데브스주의)을 통해 향후 30년 미국의 방향성을 전망한다.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세 세력을 대표하는 전략가와 정치가를 제시하며 독자들을 미국 현실 정치의 장으로 안내하는 점이 흥미롭다.
“오늘날은 어떠한 정교한 예측도 순식간에 기존 교과서를 무력화하는 전례 없는 사건의 출현 앞에 무력”하기 때문에, 저자는 미국의 미래를 섣불리 결론내지 않는다. 다만 미국이 흔들리고, 기존의 국제 관계 교과서를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한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될 통찰을 제공해준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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