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기존 정치틀은 붕괴중…한국만 빼고

등록 2006-02-02 18:50수정 2006-02-06 15:43

새정치 문화는 정말로 존재하는가<br>
테리 니콜라스 클라크 지음. 이승종·장원호 옮김.<br>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펴냄. 1만5천원.
새정치 문화는 정말로 존재하는가
테리 니콜라스 클라크 지음. 이승종·장원호 옮김.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펴냄. 1만5천원.
잠깐독서
2006년 1월. “지속가능한 진보”를 표방한 ‘좋은정책포럼’이 출범하자 보수신문은 대뜸 ‘뉴레프트’라 명명하고 낡은 이념좌표를 끌어와 ‘뉴라이트’의 대척지에 점을 찍었다.

2005년 8월.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구도 극복을 전제로 “2선 후퇴와 임기단축도 불사하겠다”며 던진 여야 대연정 제안은 정치적 소모전만 남긴 채 본질은 잊혀졌다.

일례만 봐도 ‘새정치 문화는 정말로 존재하는가’, 우리사회를 향해 회의적 물음을 품을 법하다. 공교롭게도 이 책의 원서에는 새 정치 문화의 명제를 검증할 사례로 한국은 채택되지 못했다. 한국어판에 추가된 한국 사례에서 이유를 찾자면 “고질적 지역주의가 새 정치문화가 출현할 가능성을 막고 있어서”다.

새 정치 문화는 계급정치와 후견주의라는 낡은 전통에 도전하며 어떤 현상을 ‘좌’나 ‘우’로만 해석하는 실수를 경계한다. 동시에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 ‘큰 정부 대 작은 정부’의 구도가 아니라 ‘위계 대 평등’의 갈등으로 볼 것을 제안한다. 80년대 미국의 무소속 열풍, 서독 그린피스의 정치세력화, 전세계적인 탈중심화는 계급갈등과는 다른 해석의 틀을 요구한다.

에필로그에 붙인 한국 사례에서는 최근 ‘조세 논쟁’과 관련한 지표가 주목할 만하다. 일반국민은 “국방비 지출을 제외한 모든 항목, 특히 복지부문의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재정지출’에 대한 일반적인 가설은 ‘연령이 낮을수록 재정지출 지향적’이지만 한국 사례에선 연령과 교육수준에 따른 큰 편차가 없어 복지국가의 문턱도 못넘은 한국사회의 현실을 방증한다.

이 책은 전 세계 7천개가 넘는 도시를 연구 대상으로 14년째 진행되고 있는 ‘긴축재정과 도시혁신(FAUI) 프로젝트’의 결과물로써 기존의 낡은 정치의 틀이 깨지고 있음을 사회과학적으로 밝힌 역작이다. 시민여론조사, 참여관찰에 의한 사례연구, 국가통계자료 등이 풍성해 실증적 분석을 뒷받침한다. 지은이인 시카코대학 사회학과 클라크 교수가 이끌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37개국에 그물망을 던져놨고 연구자만 550명이 넘으며 옮긴이 이승종·장원호 교수도 동참하고 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