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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출판, 장강명 등 작가들에 인세누락 등 계약위반 사과

등록 2021-05-01 23:50수정 2021-05-02 09:27

장강명 “사과는 수용하되 계약은 해지하겠다”
소설가 장강명.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소설가 장강명.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과학소설(SF) 전문 출판사인 아작이 작가들에게 인세와 계약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판매내역을 성실하게 알리지 않았으며 오디오북을 무단으로 발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작은 1일 박은주 대표 명의로 출판사 블로그에 올린 사과문에서 장강명의 소설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출간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 수립과 동시에 계약금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계약서 문구와 달리 아무런 설명 없이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다가 책 출간 한 달여 뒤인 2019년 8월5일 장강명 작가가 항의하자 아무런 사과나 설명 없이 계약금을 입금한 사실을 공개했다. 아작은 또 ‘매년 6월과 12월, 2회에 걸쳐 판매내역을 저작권자에게 보고하고 30일 이내에 인세를 지급한다’는 계약서 조항과 달리 2019년 판매내역 보고와 인세 지급을 미루다가 2020년 2월 작가가 항의하자 뒤늦게 인세를 지급했으나 이때에도 판매내역 보고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작은 이와 함께 장강명 작가에게 알리지 않고 오디오북을 제작, 판매했으며 작가가 이 사실을 확인하고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음에도 응하지 않다가 지난달 초 작가가 거듭 항의하고서야 계약서를 작성하고 해당 인세를 지급한 사실 역시 인정했다.

아작은 장강명 작가만이 아니라 자사와 계약을 맺은 다른 작가들에게도 비슷한 잘못을 저지른 사실을 사과하고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아작은 2021년 5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출판 분야 표준 계약서’로 모든 출판 계약을 맺는 한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오는 9월 운영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도 가입하여 도서의 생산, 유통,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저자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장강명 작가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작출판사의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하지만 신뢰관계를 이어가기는 어려워 출판계약은 해지하고, 책은 당분간 절판 상태로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글에서 “한국 영화는 전국 관객이 몇 명인지 실시간으로 집계되고 공개된다. 그런데 작가들은 자기 책이 얼마나 팔리는지 출판사에 의존하는 것 외에 알 방법이 없다”며 “정부가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효과가 불분명한 예산 나눠주기식 지원 사업을 지양하고, 대신 출판계 인프라를 개선하고 감시 감독을 강화하고 인세 지급 누락과 2차 저작권 침해, 그 외 계약 위반을 신고하고 상담할 수 있는 상설 전문센터를 두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장강명은 “600억 원짜리 국립한국문학관을 짓는 것보다 이게 한국 문학에 더 시급하다”며 아울러 “출판사와 서점들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준비 중인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가입하실 것을 촉구한다. 개인적으로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가입하지 않는 출판사와는 앞으로 계약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에스에프 전문 출판사를 표방하며 2015년 10월에 설립된 아작은 지난달 남세오 작가의 소설집 <중력의 노래를 들어라>를 100번째 책으로 내놓는 등 짧은 시간에 활발한 성과를 내며 한국 에스에프 소설 중흥을 이끌고 있다. 아작은 사과문에서 “짧은 기간 100종을 펴낸 것을 자랑하기에 앞서, 그러는 사이 살피지 못하고 방기한 것들에 대해 더 고찰하고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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