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국세청 지음/더존테크윌(2021)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다 보면 ‘간혹’ 아니 요즘은 ‘자주’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특정 분야의 책들이 상위권 순위에 진입할 때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요즘은 한 달에 1만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수 있다고 하니, 순위 변동이 상당히 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에서는 특정 독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거나 ‘덕질’을 부추기는 책들, 그리고 분명한 ‘타깃’ 독자가 있는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주택과 세금>(더존테크윌)은 분명한 타깃 독자를 공략해 성공한 베스트셀러다. 양도세나 상속세 그리고 종합부동산세는 일부 부유층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최근 들어 해당 세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책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1주택자가 지난해 29만1천명이었고 올해는 그 숫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로 고민하는 사람들 가운데 10분의 1만 책을 구매해도 <주택과 세금>은 손쉽게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주요 서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과 세금>은 출간 한 달 만에 5만부 넘게 판매됐다. “주택의 취득부터 보유, 임대, 양도, 상속, 증여까지 모든 세금을 알기 쉽게 정리하였습니다. 이 책자가 납세자 여러분에게 보다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책 날개에 적힌 문구만 보더라도 <주택과 세금>은 일반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이 아닌 정부가 발간하는 ‘책자’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과 행정안전부가 공동 집필한 이 책자는 국민들의 세금 길잡이로 활용될 것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편집 및 집필위원으로 국세청과 행정안전부 공무원들이 대거 참여했고, 정부가 발간한 책자라서 정가도 7000원으로 일반 단행본의 절반 가격이다. 아무리 착한 가격이라고 하더라도 정부간행물 성격의 책자를 일반 서점에서 대중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에서 발행한 정부간행물은 공공저작물로 분류되며 공공누리 유형에 따라 자유 이용이 허락된다. <주택과 세금> 판권면을 보니 발행처는 ‘국세청 부동산납세과’인데 13자리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표시되어 있다. 국제표준도서번호(ISBN)는 판매 목적으로 책을 제작할 때 부여된다. 주요 인터넷 서점에는 ‘DTW(더존테크윌)’이 출판사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 회사는 <상속·증여세 실무편람 (2021년도 개정세법 반영)>, <2021 아는 만큼 돈버는 상속·증여세 핵심 절세 노하우>, <2021 지방세 이론과 실무> 등과 같은 세금 관련 교재를 주로 출간하는 상업 출판사다. 온갖 가짜 정보가 난무하는 가운데 ‘세금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책자 <주택과 세금>. 의도와 취지는 나무랄 데 없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뭘까? 굳이 이런 책자를 서점가에 등장시켜 다른 재테크 서적들과 베스트셀러 경쟁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 책의 지역별 판매분포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책의 판매 수익은 어디로 누구에게 돌아가는 것일까?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주택과 세금>이란 책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본다.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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