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수업
박중언 지음/휴·1만6000원
‘누구나 바라는 노후를 슬기롭게 준비하는 법’이란 부제가 매력적인 인사로 다가온다. <한겨레> 기자로 30년 넘게 일해온 박중언 <이코노미인사이트> 부편집장은 20여년 전 우리보다 고령화가 앞서 진행된 일본에서 받은 인상에서 ‘나이 듦’에 의문을 품었다. “나부터 노후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 해답을 찾는 공부로 이어졌고 “행복한 노후가 어떻게 가능한지” 오랫동안 모색해온 결과물이 <노후 수업>에 담겼다.
책은 정년을 앞둔 5060 중장년의 입장에서 일, 돈, 건강, 관계, 권태로 나누어 현실을 진단하고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직장인의 경우 퇴직 전과 후의 삶엔 많은 차이가 있다. 이전과 다른 시각에서 할 일을 찾아야 하고, 모아둔 돈을 어떤 방식으로 나누어 쓸지 결정하는 일이 녹록지 않은데, 곁들인 통계와 현재 운용되는 사회제도에 대한 소개가 각자의 현실에서 균형감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되도록 건강히 살기 위해 운동을 하고, 그럼에도 불쑥 찾아오는 병을 잘 관리하는 것이나 관계에서 정신적 안정을 찾는 일 모두 각자의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하기에 책에 담긴 제언을 체화하는 데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지은이가 오른손의 부담을 줄이려고 왼손을 사용하면서 서툴고 느리지만 단련되어 갔듯, 책을 따라가다 보면 ‘비워내고 덜어내는’ 노후 준비 과정도 자연스레 받아들여질 듯하다.
지은이는 스스로를 ‘낙관적이지 못하고, 세상을 어둡게 보는 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 있다’고 밝혔지만, 현실에 발붙인 채 다각도의 ‘가능성’을 탐색한 이 책은 많은 이들이 미래를 향해 긍정의 한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해준다.
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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