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행사 위해 할머니집 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픈 역사 떠올리며 전통과 가족의 의미 되새겨
아픈 역사 떠올리며 전통과 가족의 의미 되새겨
켈리 스탈링 라이언스 글, 다니엘 민터 그림, 김선희 옮김/꿈터·1만3000원 “불효자는 옵니다.” “얘들아, 이번 벌초는 아부지가 한다. 너희는 오지 말고 편히 쉬어라잉~.” 지난해 추석엔 이런 펼침막이 곳곳에 나부꼈다. 코로나19가 부여한 ‘귀향 면제권’ 때문이었다. 이번 설 연휴도 시끌벅적한 명절 분위기를 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고향을 찾고 가족을 만나는 평범한 기쁨조차 누리기 어려워진 시대다. <위대한 가족의 고향>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릴 알란의 가족행사 이야기다. 조상들이 일궈온 땅에 감사를 전하는 연례행사를 위해 알란은 할머니 집으로 떠난다. 고향 가는 기쁨에 아버지는 콧노래가 절로 나지만 알란은 마음이 무겁다. 가족행사에 모두 특별한 선물을 하나씩 준비하기로 했는데 알란은 미처 마련하지 못해서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은 반가워 얼싸안고 인사를 나눈다. 할머니는 “아이고, 내 새끼들” 하며 손주들을 안아줬다. 친척 어른들은 농담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티격태격했다. 사촌들은 가족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고 시를 낭송할 거라며 재잘댔다. 주말 내내 고민했으나 답을 찾지 못한 알란은 눈물이 터지기 직전이다. 다행히 할아버지가 일군 목화솜 밭이 알란에게 구원의 빛이 되어주었다. 아버지에게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던 알란은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가족의 고향 삽화. 꿈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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