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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북한 사람 웃는 얼굴, 본 적 있나요?

등록 2021-01-22 05:00수정 2021-01-22 09:12

평화로 가는 사진 여행

임종진 글·사진/오마이북·1만7000원

“우리가 과연 북한 사람들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 있을까? 리솔이 말처럼 항상 힘들어하는 모습, 딱딱하게 굳은 표정, 가난 때문에 잔뜩 찌푸린 얼굴들만 본 게 아닐까?”

<평화로 가는 사진 여행>은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사진 기자로 북한을 여섯 차례 다녀온 지은이 임종진은 그동안 많이 노출되지 않았던 북한의 ‘진짜 표정’을 열 살 딸 ‘리솔’과 독자에게 한 장 한 장 꺼내 보이며 말을 건넨다.

아이스크림을 물고 하교하는 북한 소녀들. 임종진 제공
아이스크림을 물고 하교하는 북한 소녀들. 임종진 제공

‘평양산원’(평양의 대표적 여성종합병원)에서 갓 태어난 아이부터, 소풍 가서 장난치는 ‘젖먹이반-젖떼기반-밥먹이반’ 개구쟁이 소년들, 아이스크림 물고 해사하게 웃는 소녀를 지나, 강변공원에서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연인, 단풍과 술에 취해 벌게진 중년의 얼굴까지 그의 카메라는 북한 사람들의 일생과 일상을 다정하게 훑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가까이서 보아야 다른 법이다. 첫 방문에서 “보통의 북한 사람들을 찍을 테니 제지하지 말라”고 북쪽과 ‘담판’을 지은 덕에 지은이는 피사체에 자유롭게 다가가 말도 걸고, 장난도 치고, 술도 한 잔 얻어 마시며 북한 사람들의 살아 있는 표정을 포착해낸다.

지은이 임종진이 북한에서 만난 한 여대생. 임종진 제공
지은이 임종진이 북한에서 만난 한 여대생. 임종진 제공

“리솔아. 아빠가 얼마 전에 북한 사람들에 대해 좁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 말 기억하지?” “응. 고정관념의 다른 말.” “가엾은 사람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다가도 계속 그 모습만 바라보면 은근히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도 슬며시 끼어들거든.”

북한 사람의 웃는 얼굴이 비합리적 체제를 은폐하지는 않을까 마음에 빗장을 걸고 책장을 넘겼던 독자라도, 휴머니즘에 기반한 지은이의 차분한 설명을 듣고 나면 어느새 사진을 따라 미소 짓게 된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북한 강변공원에서 데이트하는 연인의 모습. 임종진 제공
북한 강변공원에서 데이트하는 연인의 모습. 임종진 제공

북한의 신혼부부. 임종진 제공
북한의 신혼부부. 임종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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