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의 365일
릭 피터스 글, 페데리코 반 룬터 그림, 한성희 옮김/풀과바람·1만2000원
공식적으로 산타는 1년에 딱 하루 일한다. 더 정확히는 크리스마스이브, 아이들이 잠든 뒤로 다음 날 아침까지 길어야 12시간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364일은 뭘 할까? <산타의 365일>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다.
1년에 딱 하루 ‘몰입 노동’을 위해 산타의 일상은 운동으로 채워진다. “산타는 몸집도 작고 나이 들고 느려 보이죠. 하지만 소나무처럼 아주 튼튼하고, 고무줄처럼 매우 유연해요.” 어깨에 무거운 자루를 메고 굴뚝 밑으로 내려갔다 올라오기를 밤새도록 반복해야 하는 직업, 운동은 필수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할까? 책에는 발레복을 입고 토슈즈를 신은 채 ‘플리에’(한쪽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를 하는 산타의 우아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옆엔 줄넘기, 농구, 서핑보드 등 온갖 운동기구가 가득하다.
성탄 전야를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보내온 소원 카드를 읽고, 덜 착한 아이와 더 착한 아이를 분류하며, 선물을 준비하고 포장도 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건 아마도 착한 아이 ‘분류’하기일 것이다. “착하다는 건 저마다 다른 기준이 있어요. 때로는 숙제를 잘했다는 뜻이고 때로는 강아지를 산책시켰다는 뜻이에요. (…) 모두냐고요? 네, 모든 사람이 받을 수 있지요.”
산타의 364일은 정원을 가꾸기, 거품 목욕, 악기 연주 등의 일과로 빼곡하고, 그의 표정은 늘 신이 나 있다. 몰입할 수 있는 놀이, 친구(산타의 행동반경 안에는 늘 순록, 갈매기, 생쥐가 있다)가 항상 함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함께라면 날마다 크리스마스니까!” 4살 이상.
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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