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제 지음/교양인·1만8000원 ‘인권’이란 단어가 삶에서 익숙해졌어도 인권이란 무엇인가 자문해보면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뉴스나 신문을 통해 ‘인권단체’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접하고, 누군가의 인권이 침해된 사례를 흔히 전해 들으면서도 사안에 따라 보편적인 문제로 느끼지 못하고 외면해버리기도 한다. 인권을 단편적으로 인식하는 일을 넘어서서 균형 있게 이해하는 데 <인권의 최전선>은 맞춤한 교재일 듯하다. 지은이인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인권의 지평을 넓히고, 더 깊은 인권 감수성을 지닌 채’ 미래로 나아가도록 독려한다. 2015년 무렵부터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현재까지 지은이가 인권에 초점을 맞춰 바라본 사회에 대한 생각이 책에 정갈한 필치로 담겼다. “인권이 왜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자동적으로, 가지런하게, 순리대로, 직선적으로 발전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는 이 책은 주제마다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으로 나뉘어 있음에도 책장을 넘기기가 수월하지만은 않다. “인권 쟁점을 지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따져보고 마음의 문을 열고 민주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 곧 인권 공부의 핵심”이라는데, 이 과정에서 “숙성의 시간”이 필수적이기 때문일 터. 그러나 지은이의 말처럼 ‘인권 역시 목적지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기에 진득하게 한 발씩 내디디며 인권의 최전선을 향해 나아가봄직하다. 인권 침해가 발생하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원인에 눈떠야 한다는 지은이의 일관된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인권을 이야기할 때 ‘문제 지적을 넘어서 건설적인 해결책을 함께 제시할 것’과 ‘개탄과 비판과 계도로만 이야기해 반발을 부르지 말고 톤을 조절해 대중에게 다가가라’는 주문은 유용한 조언으로 다가온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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