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린 지음/지식의숲·1만6500원 ‘라이프스타일’이란 단어를 종종 접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깊이 인식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각자가 삶에서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며, 그 선택에 따라 사회에 다양한 물줄기를 내면서 미래로 나아간다는 것을 책은 세밀한 분석을 통해 말해준다. 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강의하는 지은이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에서 18세기 이후 라이프스타일의 역사를 주도한 6개의 흐름(부르주아,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각 장에서 이들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하게 된 배경, 경제생활에서 보이는 태도, 각각의 문화가 구체화된 외국의 도시와 그에 비견할 만한 한국의 도시, 현실적 한계와 전망 등을 짚는다. 각 라이프스타일이 주목을 끈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현대에 공존하고 있음을 책은 말해준다. 각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탈물질주의’의 흐름 속에서 고찰되고 있다는 점에서 교집합을 이루기도 한다. ‘나다움을 찾는 확실한 방법’이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책은 “나다움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해보도록 이끈다. 보헤미안과 보보, 히피와 힙스터 등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를 살피다 보면 “라이프스타일은 선택”이라는 지은이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나와 주변인들이 각자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큰 흐름 안에서 진단하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다. 지은이는 ‘도시의 골목을 탐방하며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의 비밀을 연구’한다고 했는데, 각 라이프스타일이 구현된 지역과 산업에 대한 시의적 관찰이 책 속 개념들을 좀 더 실감 나게 곱씹어보게 한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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