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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살아남은 책방, 사라진 책방

등록 2020-07-31 05:00수정 2020-07-31 10:07

동네책방 생존 탐구
한미화 지음/혜화1117·1만5000원

미래의 서점
‘제일재경주간’ 미래예상도 취재팀 지음, 조은 옮김/유유·1만7000원

책방의 생존을 염원하고 그 방안을 모색하는 책 <동네책방 생존 탐구>와 <미래의 서점>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전자는 국내 동네책방을, 후자는 중국·일본·대만·미국 등 외국 서점의 어제와 오늘을 담았다.

<동네책방 생존 탐구>는 25년 동안 줄기차게 출판 생태계를 지켜본 한미화 출판평론가가 썼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전국의 동네책방 취재를 바탕으로 했는데, 당초 ‘동네책방 전성기’를 주제로 쓰려다가 180도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취재가 거듭되고 더 많이 알아갈수록 ‘생존기’로 부르는 게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2014년 도서정가제 개정 이후 동네책방(이 책에서는 330㎡ 미만 소규모,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서점을 말한다)이 크게 늘었지만 지은이가 만난 책방 주인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이름이 꽤 알려진 서점조차 메르스 사태 직후 한 달 순수익이 8만원일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지은이는 그 구조적 원인으로 경험과 구매가 이원화된 패턴(책방에서 보고 인터넷 서점에서 산다), 애초에 수익이 나기 어렵게 짜인 시스템(힘의 논리에 따라 요동치는 공급률) 등을 거론한다. 서점주를 꿈꾸는 이에게 건네는 충고도 현실적이다. “생활비는 본업에서 벌고 동네책방은 부업이자 즐거움으로 하겠다고 생각하라”, “이제 동네책방은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뿐 아니라 독자를 ‘발굴’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복합문화공간에 서점이 입점하는 등 책이 ‘모객’ 수단이 된 현실을 두고 “자본이 투여된 이런 책방은 언제든 대체 가능하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분석한다. 도서정가제 역사를 훑으며 제도의 필요성을 밝히는 제언은 유독 매섭다. 이 책은 일본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어떤 상품과도 맥락을 만들 수 있는 책의 `연결성'을 이용해 요리책과 주방 용품을 함께 진열한 `쓰타야 가전'./유유 제공
어떤 상품과도 맥락을 만들 수 있는 책의 `연결성'을 이용해 요리책과 주방 용품을 함께 진열한 `쓰타야 가전'./유유 제공

중국 <제일재경주간> 미래예상도 취재팀이 쓴 <미래의 서점>은 살아남은 서점과 사라진 서점을 차례로 들여다본다. 특히 창업자의 인문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준급 큐레이션을 선보여 한때 상하이에만 8개 지점을 냈던 서점 ‘지펑’이, 무서운 임대료 상승과 무한 가격 경쟁(중국은 도서정가제를 시행하지 않는다)에 밀려 사라진 이야기가 서늘하게 다가온다. 가격표 없이 책을 진열해 리더기로 가격을 확인하게 하고, 비회원가를 훨씬 비싸게 매겨 회원 가입을 노골적으로 유도하는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나라 안팎 어디서나 동네책방은 가까스로 생존하고 있기에 두 책을 읽고 나면 갑갑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동네책방…>에서 스치듯 나온 해외 서점이 <미래의 서점>에 풍부하게 소개되는 등 두 책이 서로에게 레퍼런스가 되기에 꼭 함께 읽기를 권한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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