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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 책 읽고 큭큭댄다면, 당신도 ‘책 중독자’

등록 2020-07-24 05:01

책 좀 빌려줄래?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윌북·1만4800원

카프카와 함께 빵을

톰 골드 지음, 전하림 옮김/에프(f)·1만8000원

“나는 책에 단단히 빠졌어. 남들 앞에서도 책을 읽어. 무슨 물건이든 책갈피로 써. (…) 도서관 연체료 미납자로 수배 중이야.”

성인 종이책 독서율 52.1%(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독서실태조사). 성인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책을 읽는 나라에서 ‘애서가’로 사는 일은 적잖이 외로운 일이다. 침대맡이나 욕실 수납장 여기저기 나뒹구는 책들을 볼 때의 심란함, 도서관 연체자가 되어 쫓기는 초조함 같은 마음에 공감해 줄 이가 점점 적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 좀 빌려줄래?>는 책 중독자의 이런 마음을 찰떡같이 읽어주는 책이다. <뉴욕 타임스> <뉴요커> 등에 만화를 연재한 일러스트레이터 그랜트 스나이더가 쓰고 그렸는데, 그는 본업인 치과의사를 두고 ‘책 중독자’라고 자기 자신을 정의할 만큼 책에 푹 빠져 있다. ‘책 중독’이 심해지면 결국 ‘책을 쓰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는데, 이 책은 이 같은 흐름을 염두에 둔 듯 초반에는 애서가로 사는 일의 기쁨과 슬픔을, 후반에는 쓰는 사람의 고통과 황홀경을 차례로 담았다.

<책 좀 빌려줄래?> 한 장면, 그랜트 스나이더, 윌북 제공
<책 좀 빌려줄래?> 한 장면, 그랜트 스나이더, 윌북 제공
<책 좀 빌려줄래?> 한 장면, 그랜트 스나이더, 윌북 제공
<책 좀 빌려줄래?> 한 장면, 그랜트 스나이더, 윌북 제공
‘무라카미 하루키 빙고’(칸마다 오래된 재즈 음반, 비밀 통로, 귀 페티시 같은 하루키 소설에 특징적으로 등장하는 장치들이 적혀 있다), ‘작가의 휴양지’(인터넷 차단 카페와 초고 소각로가 갖춰져 있다) 같은 기발한 일러스트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튀어나온다. ‘글을 쓰는 이유’로 ‘반복된 (원고) 거절’과 ‘카페인 기운’을 꼽는 식의 자학 유머도 일품이다.

유머라면 <카프카와 함께 빵을>을 쓰고 그린 톰 골드도 뒤지지 않는다. <가디언> 등에 카툰을 연재해 온 그는 ‘애서가들의 만화가’로 유명하다. 특히 웃음 끝에 ‘가시’를 심는 솜씨가 남다르다.

<카프카와 함께 빵을> 한 장면. 톰 골드, 에프(f) 제공
<카프카와 함께 빵을> 한 장면. 톰 골드, 에프(f) 제공
<카프카와 함께 빵을> 한 장면. 톰 골드, 에프(f) 제공
<카프카와 함께 빵을> 한 장면. 톰 골드, 에프(f) 제공
이런 식이다. “할리우드로 간다, 트위터를 사용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를 본다.”(찰스 디킨스가 오늘날 살아 돌아온다면) “쌔끈한 새 표지를 입고 재출간 되었지! 잘 나가는 젊은 작가한테 소개도 되고! (…) 앗! 나 가봐야겠다. 오늘 오후에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야 하거든.”(고전의 재발견) 오늘날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에까지 진출하는 작가의 유명세나 방송 프로그램 소개 없이는 읽히지 않는 책의 처지를 뾰족하게 그려냈다. ‘최악의 작가가 되는 6주 교육과정’(3주차는 ‘처참한 대화문 쓰기’, 5주차는 ‘지금까지 쓴 쓰레기 교정하기’다)처럼 ‘쓰는 사람’에게 따끔한 그림도 적지 않다. 만화계 아카데미상으로 알려진 ‘아이스너상’(Eisner Award) 최고 유머 부문 수상작이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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