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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아는 만큼 보이는 ‘내 손안의 미술관’

등록 2020-07-10 05:59수정 2020-07-10 09:45

신화의 미술관: 올림포스 신과 그 상징 편
이주헌 지음/아트북스·1만9000원

벤저민 웨스트, <벌에 쏘인 에로스를 달래는 아프로디테>, 1802년경. 아트북스 제공
벤저민 웨스트, <벌에 쏘인 에로스를 달래는 아프로디테>, 1802년경. 아트북스 제공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과 그들에 얽힌 이야기를 주제로 한 서양의 미술작품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이 많다. 하지만 조예가 깊지 않으면 옛사람들의 아름다운 솜씨에 잠시 눈길을 주는 정도에 그치기 쉽다. <신화의 미술관>은 ‘올림포스 신과 그 상징 편’을 통해 올림포스 신들 각각에 집중해 그들이 재현된 작품을 들여다본다.

미술평론가이자 미술이야기꾼인 이주헌은 미술가들이 신화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작품만 만드는 게 아니라 작가 나름의 해석과 구성으로 상상을 더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에 ‘신화미술’은 따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책은 제우스의 벼락, 아르테미스의 초승달, 아테나의 아이기스, 아폴론의 월계관 등 상징물에 주목해 그림을 해석하는 재미를 높였다. 미술사조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지은이의 설명을 따라가며 작품을 해석하다 보면 예술적 은유가 주는 즐거움에 빠져든다. 신에 대한 서사와 그들의 상징을 알아갈수록 작품 곳곳에 시선을 두며 음미할 수 있기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예술가들이 신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해왔는지 살펴보고 그 열정에 함께 공명하는 것은 분명 흥미진진한 경험”이라는 지은이의 말에 십분 공감하게 될 터.

루이미셸 반 루, &lt;풍경 속의 아르테미스&gt;, 1739년. 아트북스 제공
루이미셸 반 루, <풍경 속의 아르테미스>, 1739년. 아트북스 제공

책에 실린 선명한 도판들이 끊임없는 시각적 호기심을 부르는데, 군더더기 없는 문장이 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숭배와 의식을 위한 요소가 담긴 고대 작품보다 감상에 최적화된 르네상스 이후 작품을 주로 다루어 심리적 거리감을 좁힌다. 근대의 작품들을 만날수록 색감과 표현력에서 친숙함을 느낄 수 있기에 신화가 우리 삶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우리 안에서 늘 새롭게 진화하고 성장하는 이야기”임을 확인할 수 있다.

페터르 파울 루벤스와 프란스 스니더르스, &lt;코르누코피아 곁의 데메테르와 두 님페&gt;, 1615~17년. 아트북스 제공
페터르 파울 루벤스와 프란스 스니더르스, <코르누코피아 곁의 데메테르와 두 님페>, 1615~17년. 아트북스 제공

농경의 신 데메테르의 상징인 ‘코르누코피아’(풍요의 뿔)에서 과일과 곡식이 흘러넘치듯, 매혹적인 상상력이 발현된 작품들로 풍성한 이 책은 탐미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면활동에 제약이 많은 시기에 내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하나의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니콜라 푸생, &lt;시인의 영감&gt;, 1629~30년. 아트북스 제공
니콜라 푸생, <시인의 영감>, 1629~30년. 아트북스 제공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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