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면 마실수록 꺼내지는 건
이원하
그어지면 그어질수록 나에게 밀리는 건
나 같아요
마시면 마실수록 우는 사람은 나 같아요
사실 우는 것 같은 기분만 느껴봤지
울어본 적 없어요
밀리면 밀릴수록 도착하게 되는 곳은 바다인데
그곳에 서면 선을 부르게 돼요
하지만 부르면 부를수록
우는 소리 같아서 참아야 해요
참으면 참을수록 얻어지는 건
내일이에요
내일만 몇 년째예요
내일은 아무 소용 없어요
모래 위에 적히지 못하는 파도만큼이나요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문학동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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