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감염병이 무서워 어떤 특정한 사람들을 죄인 취급하면 어떻게 될까요? 감염병보다는 사람들의 낙인이나 비난이 무서워 숨게 되기 일쑤예요. 그럼 누가 감염병에 걸렸는지 알 수 없어서 보건 당국이나 의료진은 더욱 난관에 빠지게 되고, 감염은 모르는 사이 더 퍼지게 되지요.”
<자연의 역습, 감염병>은 감염병의 개념, 역사, 예방법을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지은이 김양중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전 <한겨레> 의학전문기자)는 페스트, 스페인 독감, 한센병, 신종플루, 코로나19까지 각 시대를 강타했던 감염병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동시에 감염병을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도 자연스럽게 가르친다. 죄인 취급으로 피해자를 숨게 하지 말 것, 마구잡이 개발은 위험한 바이러스를 불러오는 초대장이나 다름없다는 걸 명심할 것. 쉽지만 명쾌한 지은이의 설명이 인상적이다.
<부산행> <연가시> 같은 영화를 통해 감염병의 특징을 설명하는 방식도 흥미롭다. ‘영화 <부산행>처럼 감염되면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바이러스도 있을까요?’라고 호기심을 자극한 뒤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설명하는 식이다.
역사 속 지나간 감염병뿐 아니라 지금 우리 곁에 있는 감염병도 충분히 소개한다. 후천성면역결핍증, 비(B)형 간염 바이러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 등이다. 특히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의 경우 몇몇 국가에서는 남성에게도 예방 접종을 하고 있으며, 일부에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는 것 등 최신 이슈까지 담았다. 초등 고학년.
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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