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출 순위로 본 어린이책 10년
학습만화 늘고 주제도 ‘예의’→‘자유’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유아·어린이책은 무엇일까. 교보문고가 2010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10년간 유아·어린이책 누적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기자·편집자 출신 미국 작가 로제티 슈스탁이 쓰고, 영국 일러스트 작가 캐롤라인 제인 처치가 그린 이 책은 2006년 출간된 이래 10년간 줄곧 유아 베스트셀러 5위 안에 진입한 스테디셀러다.
2위는 일본 아동문학가 다다 히로시의
<사과가 쿵>(2009) 3위는
<흔한남매1>이었다. 4권까지 나온 <흔한남매> 시리즈는 지난해 6월 처음 발간됐음에도 누적판매량 순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에스비에스(SBS) 공채 코미디언 출신 장다은·한으뜸의 동명의 유튜브 채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코믹북이다.
4위는 독일 작가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책 먹는 여우>(2001), 5위는 일본 미디어 아티스트 이와이 도시오의
<100층짜리 집>(2009)이 차지했다. 김지은 교보문고 어린이책 엠디(MD)는 “10년 전과 달리 최근엔
<카카오 프렌즈> 시리즈 등 다양한 학습만화가 출간되고 있으며 전체 어린이책에서 차지하는 학습만화의 비중도 과거 10∼15%에서 최근 25∼33%까지 증가했다”며 “스테디셀러 위주 판매가 이뤄져 새 책이 (상위권에) 진입하기 힘들었던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오래 베스트셀러 자리를 뺏기지 않는 독보적인 어린이책이 없다는 점도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내용면에서도 ‘올바르게 자라야 한다’는 유에서 ‘자유롭게 살거라’로 바뀌었다”고 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집계를 보면, 같은 기간 전국 1003개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어린이책은
<틀려도 괜찮아>(2006)였다. 일본 교사 출신 아동문학가 마키타 신지가 지은 이 책은 ‘학교는 틀려도 되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2위는 역사학자 박은봉이 쓴
<한국사 편지>(2002, 개정판 2009), 3위는 권정생 작가의
<강아지똥>이었다. 2010년에는 국내 작가 여럿이 쓴
<와이?>(Why?) 시리즈가 인기대출 순위를 휩쓸었으나 2019년에는 일본 그림책
<엉덩이 탐정> 시리즈가 1∼7위까지 휩쓸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