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 지음/바틀비·1만4500원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은 서문에서 밝히듯 과학과 기술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과학’이란 단어 앞에서 긴장할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저자는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과학을 이해하기를 권하며, ‘17가지 과학적 태도’를 제시한다. 과학 에세이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과 방송 <차이나는 클라스> 등으로 대중을 만나온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은 이 책에서 실패, 질문, 모험심, 개방성, 겸손, 공감, 책임, 다양성, 협력 등을 키워드로 삶을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과학자들은 천재가 아니라 실패에 무딘 사람”으로 노벨 과학상을 받은 대부분의 연구자가 오랜 시간 쓸데없는 일들을 잔뜩 하며 무수한 실패를 거듭했다는 진단은 이 책을 만나게 될 독자들에게 과학의 문턱을 낮춘다. “익숙한 상식을 내려놓고 세상을 관찰”해보라는 저자는 때로는 현미경으로, 때로는 망원경으로 삶을 탐색한다. 그동안 막연하게 굳어진 생각들을 과학적 태도로 관찰, 측정, 검증하면서 “사고의 지평”이 확장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해준다. 저자는 “과학을 공부하면 인간은 더욱 겸손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 지식은 계속 쌓이고 변하기에 훌륭한 과학자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새로운 사실을 접하면 기존의 연구방법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기에 과학적 사고로 “조금 더 겸손하게 세상과 사물, 그리고 사람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솔깃하다. 세상 속에서 다양한 생명과 ‘공생’해야 할 인간들에게 의미 있는 제안이 될 듯하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