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책속으로
이 세상 만물은 책이며 그림이며 또 거울이거니 …장미는 우리의 모습을 그리고, 우리의 운명을 설명하고, 우리의 삶을 읽어준다. 장미는 아침에 피어, 만개했다가 이윽고 시들어 가니까.(이윤기 옮김 <장미의 이름>, 40쪽)
우주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이 손가락으로 쓰신 서책과 같은 것이다. 이 서책에서 만물이 우리에게 창조자의 크신 은혜를 전한다. 바로 이 서책에서 만물은 삶과 죽음의 다른 얼굴이자 거울이 되며, 바로 이 서책에서 한 송이 초라한 장미는 온갖 지상적 순행의 표징이 된다.(위의 책, 441쪽)
서책은 믿음의 대상을 삼기보다는 새로운 탐구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삼는 것이 좋다. 서책을 대할 때는 서책이 하는 말을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성서의 주석서 저자들이 우리들에게 가르친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 뜻이 고상하더라도 언어적 관념이라는 것은 반드시 논의의 과정을 가져야 하는 법이다.(위의 책, 503~5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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