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시행 첫날인 지난 2014년 11월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도서정가제 시행안내문이 붙어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출판사가 정한 도서 가격을 일정 비율 이상 할인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도서정가제’의 위헌 여부가 헌법재판소에 의해 가려지게 됐다.
헌법재판소 지정재판부 2부는 작가 ㄱ씨가 도서정가제를 명시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2조 제4항 등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청구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ㄱ씨는 지난달 말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전원재판부는 180일 동안의 심리를 거친 뒤 재판관들의 의견을 모아 위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도서정가제는 도서·출판물의 ‘출혈적’ 할인 판매 경쟁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03년 도입됐으며, 지난 2014년 법 개정으로 실용서와 초등참고서를 포함해 ‘모든 도서’에 대해 정가의 10% 가격 할인과 마일리지 적립 등 5%의 경제적 이익 등 총 15% 한도 이내에서 할인할 수 있도록 규제가 강화됐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이 할인율 및 간행물의 정가표시 및 판매 제도에 대해 3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올해 11월이 재검토 시한이다.
도서정가제의 재검토 시한을 앞두고 출판계 안팎에서는 도서정가제의 타당성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지난해 9월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문화연구소가 주관한 ‘출판문화생태계 발전을 위한 도서정가제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는 법정 가격 할인은 허용하지 않되 도서 정가의 5% 이내의 경제적 이익은 허용하는 것으로 개정하며, 웹소설·웹툰 및 전자출판물에 대해선 선택적으로 적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한켠에선 ‘완전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준비모임’이 결성됐고,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청원도 20만명을 넘겼다. 이에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도서정가제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전자책에 대한 별도 제도를 마련하고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77.5%로 매우 높았다”며 “이러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개선방안을 만들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주현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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