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정지우 지음/한겨레출판·1만5000원
지난해 하반기 <불평등의 세대> <386 세대유감> 출간을 계기로 (과거 계급론을 대신해) 세대론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민주화 경험과 고속성장 바람을 타고 정치·경제·사회 전 영역에서 헤게모니를 거머쥐더니 이제는 상층부 장기점거 태세에 들어간 50대들이 타깃이 됐다. 공교롭게도 두 책 저자들은 40대, 이른바 엑스(X)세대다. 그렇다면 20~30대가 바라보는 세대론은 어떨까.
“크게 볼 때 대한민국의 권력 지형도는 586세대와 X세대로 나뉜다. (586세대는) 자신들의 정권을 창출하기도 하면서 명실상부 우리나라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세대가 됐다. 한편 40대인 X세대는 문화적으로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나란히 정치적·문화적·사회적 권력을 나눠 가지면서 ‘아재들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문화평론가 정지우(1987년생)의 밀레니얼 세대를 주제로 한 사회비평 에세이집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에서 내놓은 답이다. 실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간택’된 청년이 연신 허리를 구부리며 눈물을 흘리면,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건 이 아재들 몫이다. <알쓸신잡> 같은 교양프로에서 아재들은 청년들에게 지식이나 지혜를 베풀고 있으며, 예능프로 대부분은 40~50대가 주역이다.
이런 속에서 청년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삶을 버텨나가고 있을까?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세대)소개서지만, 세대를 넘어 시대를 읽으려는 저자의 공동체적 시각과 날카로운 통찰이 인상 깊다. 청년 문제는 일자리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거나, 취업난을 호소하는 젊은이들이 비싼 핫플레이스나 공항(해외여행)에 넘쳐나는 게 이해 안 되는 분들께 특히 강추!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