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책속으로
초란이 말했다. “듣자오니 특재라는 자객이 있는데, 사람 죽이기를 주머니 속의 물건 잡듯이 한답니다. 그에게 거금을 주고 밤에 들어가 해치게 하면, 상공이 아셔도 어쩔 수 없을 것이오니, 부인은 재삼 생각하십시오.”
부인과 좌랑이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이는 차마 못할 바이로되, 첫째는 나라를 위함이요, 둘째는 상공을 위함이며, 셋째는 홍씨 가문을 보존하기 위함이니, 너의 생각대로 하려무나.”(초란이 관상녀와 내통하여 홍길동을 제거하려는 계책을 꾸미자 홍길동의 부친, 그 부인과 홍길동의 서형 인형이 그 계책에 동의하는 장면)
감사가 손을 잡고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길동아, 네가 한번 집을 떠난 뒤 생사를 알지 못하여 아버지께서는 고칠 수 없는 병을 얻으셨다. 너는 갈수록 불효를 끼칠 뿐 아니라 나라에 큰 근심이 되게 하니, 무슨 마음으로 불충불효를 하며 또한 도적이 되어 세상에 비할 데 없는 죄를 짓느냐? 이 때문에 성상께서 진노하시어 나로 하여금 너를 잡아들이도록 하셨다. 이는 피치 못할 죄이니, 너는 일찍 서울로 올라가 왕명에 순종해라.” 하고 말을 마치며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
길동은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 “제가 여기에 이른 것은 부형을 위태로움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것이니, 어찌 다른 말이 있겠습니까? 대감께서 당초에 천한 길동을 위하여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게 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게 하셨던들 어찌 여기까지 이르렀겠습니까? 지나간 일은 말해 봐야 쓸데없거니와, 이제 소제를 묶어 서울로 올려 보내십시오.”(길동의 형 인형이 경상감사로 부임하여 각 읍에 붙인 공고문을 보고 길동이 자수하는 대목)
길동이 또 어머니 침소에 가서, “소자는 지금 슬하를 떠나려 하오나 다시 모실 날이 있을 것이니, 모친은 그 사이 귀체를 아끼십시오.” 하고 작별 인사를 하였다. 춘섬이 이 말을 듣고 무슨 까닭이 있음을 짐작하나 굳이 묻지는 않고 하직하는 아들의 손을 잡고 통곡하면서 말했다. “네 어디로 가려 하느냐? 한 집에 있어도 거처하는 곳이 멀어 늘 보고 싶었는데, 이제 너를 정처 없이 보내고 어찌 잊으랴. 부디 쉬 돌아와 만나기를 바란다.” 길동이 절하고 문을 나와 멀리 바라보니 첩첩한 산중에 구름만 자욱한데 정처 없이 길을 가니 어찌 가련치 않으랴.(길동이 특재를 죽이고 아버지를 하직하고 다시 모친 춘섬을 하직하는 애절한 장면)
길동이 또 어머니 침소에 가서, “소자는 지금 슬하를 떠나려 하오나 다시 모실 날이 있을 것이니, 모친은 그 사이 귀체를 아끼십시오.” 하고 작별 인사를 하였다. 춘섬이 이 말을 듣고 무슨 까닭이 있음을 짐작하나 굳이 묻지는 않고 하직하는 아들의 손을 잡고 통곡하면서 말했다. “네 어디로 가려 하느냐? 한 집에 있어도 거처하는 곳이 멀어 늘 보고 싶었는데, 이제 너를 정처 없이 보내고 어찌 잊으랴. 부디 쉬 돌아와 만나기를 바란다.” 길동이 절하고 문을 나와 멀리 바라보니 첩첩한 산중에 구름만 자욱한데 정처 없이 길을 가니 어찌 가련치 않으랴.(길동이 특재를 죽이고 아버지를 하직하고 다시 모친 춘섬을 하직하는 애절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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