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종족주의>의 공동 저자인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원이 일본 극우단체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유엔(UN) 인권이사회에 참가해, 일제 식민지 시기 조선인의 “강제동원은 없었다”고 발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와이티엔>(YTN)은 26일 “그의 논문을 읽고 그 내용이 정확해서 그에게 유엔에 가지 않겠느냐 부탁했다”고 말하는 일본 극우 인사인 슌이치 후지키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달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 회의에서 이 연구원은 조선인은 자발적으로 노무자가 됐다며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 연구원은 “조선인 노무자들의 임금은 높았고, 전쟁 기간 자유롭고 편한 삶을 살았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발언자 명단엔 없었지만, 일본 극우 인사인 슌이치 후지키의 발언 순서에서 대신 나와 발언한 것으로 밝혀졌다. 슌이치는 국제경력지원협회(ICSA)라는 단체 소속으로 위안부 문제를 통해 아베 신조 정권의 실체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주전장>에 등장해 궤변을 쏟아 내는 인물이다. 이 단체는 국제무대에서 ‘위안부’를 부정하기 위해 만든 비정부 기구로 포장된 극우단체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 2017년 36회 유엔 인권이사회에 나와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은 북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그들이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일본을 헐뜯고, 돈을 요구하고,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슌이치는 <와이티엔>에 “(내 이름이 발언자 명단에 있던 것은) 접수 문제로, 처음부터 이우연씨가 말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하며, 이씨에게 유엔에 가자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연구원의 스위스 제네바 왕복 항공료와 5박6일 체류 비용도 모두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만학당에서 제작한 ‘반일 종족주의’ 시리즈 방송에서 강의하고 있는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출처 이승만학당
이 연구원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일제 식민지 시기 조선인 강제동원 등 부정하는 주장을 담은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의 공저자다. 그는 <와이티엔>에 “극우단체이건, 극좌단체이건, 역사적인 사실을 공유하고 그것을 알리는 사람과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활동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