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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다시 시작하는’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

등록 2019-08-09 05:59수정 2019-08-09 20:47

티마이오스
플라톤 지음, 김유석 옮김/아카넷·2만원

그리스·로마 원전 연구단체 정암학당의 플라톤 전집이 새 옷을 입고 독자들을 만난다.

정암학당은 최근 아카넷 출판사에서 ‘정암고전총서 플라톤 전집’으로 <티마이오스>를 출간했다. 정암학당은 플라톤 전집을 2007년부터 이제이북스에서 출간해 왔지만, 출판사의 사정으로 최근 아카넷으로 옮겨 출간하게 됐다. 정암학당은 지난해 11월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에 관하여>를 시작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키케로의 저작을 내는 ‘정암고전총서’를 시작한 바 있다.

정암학당은 그동안 20여종의 플라톤 저작을 번역해냈고 <국가>, <이온·히피아스 1·2>, <카르미데스>, <정치가>, <파르메니데스>, <위서 및 소품> 등 6종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그동안 이제이북스에서 출간된 플라톤 전집 번역서를 아카넷에서 다시 내고, 번역이 안 된 것까지 포함해 2년 안에 전집 발간을 완료할 예정이다. 정준영 정암학당 학당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2020년까지 전집을 완간한다는 목표로 연구자들을 독려하고 있다”며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도 플라톤 전집 완간에 30~40년씩 걸리는 것에 비하면 우린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바티칸 박물관이 소장한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1551) 중에서 한가운데에 있는 두 사람 중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사람이 플라톤이다. 그가 손에 든 책이 바로 <티마이오스>다.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바티칸 박물관이 소장한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1551) 중에서 한가운데에 있는 두 사람 중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사람이 플라톤이다. 그가 손에 든 책이 바로 <티마이오스>다.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정암학당은 공동 독회를 통한 철저한 연구 번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담당 번역자가 번역한 초고를 여러 연구원과 함께 읽으며 교열·비평하는 공동 독회 세미나를 진행하고, 이를 담당 번역자가 최종 수정하는 방식으로 번역이 완성된다. 특히 <국가>의 경우 2014년에 교열 독회를 시작해 최근 2차 독회를 마무리했지만, 다시 3차 독회를 하기로 하는 등 7년여의 번역 과정을 거쳐 내년에 출간할 예정이다. 이번에 나온 <티마이오스>도 2010년 김유석 박사가 번역을 시작해서, 2014년부터 1년6개월간 매주 7명의 동료 연구원과 세미나를 열었고, 연구원과 대학에서 모두 3차례의 강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화편 본문(150쪽 분량)보다 주석(138쪽)과 해제(120쪽)가 1.5배가량 많다. 김유석 박사 본인도 프랑스어로 <티마이오스> 등 플라톤의 대화편을 여럿 번역한 플라톤 철학의 권위자 뤽 브리송에게 사사한 전문가다.

<티마이오스>는 자연철학의 전통 위에 서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톤이 이 작품에서 우주의 기원과 구조,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탄생과 본성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대의 수학·천문학·생물학 개념들이 대거 등장해 플라톤의 작품 중에서도 번역이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김 박사는 ‘작품 안내’에서 “이 작품이 지닌 두 가지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하나는 <티마이오스>에서 전개된 우주론과 자연철학이 사실은 ‘이상적인 정체’에 관한 토론의 맥락에서 제기되었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우주의 기원과 본성에 관한 논의가 ‘신적인 장인의 노동을 통한 제작’이라는 신화의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암학당은 플라톤 전집 이후에도 ‘플라톤 개념 사전’ 편찬과 ‘헬레니즘 철학 선집’ 번역 등 굵직한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 학당장은 “고대철학 개념 95%가 일본이 번역한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는데, 우리말로는 어떻게 번역을 해야 하는지 사전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면서 “또한 헬레니즘 철학은 우리 학계에서 비어 있는 부분이라 번역해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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