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에디투스·2만3000원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현대 정치철학의 주요한 흐름과 철학자 16인의 사상을 정리한 “현대 정치철학 입문서”를 펴냈다. <현대 정치철학의 네 가지 흐름>은 현재 정치철학을 크게 네 흐름으로 나눴다. ‘전체주의에 대한 철학적 반성’(슈미트, 베냐민, 아도르노, 아렌트), ‘1968 전후의 프랑스 정치철학’(알튀세르, 푸코, 들뢰즈, 랑시에르), ‘페미니즘과 차이의 정치’(프레이저, 누스바움, 영, 버틀러), ‘민주주의와 세속화된 근대’(하버마스, 테일러, 아감벤, 지제크) 등 흐름 별로 각각 네 명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을 배치했다. 해당 철학자에 대한 학위논문이나 연구논문을 발표한 경험이 있는 전문 연구자들이 집필을 맡았다. 한상원 충북대 교수(철학과)는 서문에서 “현재 학계뿐 아니라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언급되는 20세기 현대 정치철학자들과 그들을 묶어 주는 철학적 주제들을 선정해 이를 통해 현재의 정치적 성좌를 분석하려는 것이 기획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가장 먼저 다뤄지는 카를 슈미트는 나치의 어용학자였지만, 민주주의에 내재한 모순과 독재의 가능성을 날카롭게 간파해내 하버마스, 아감벤, 네그리 같은 좌파 철학자에게도 많은 영감을 준 철학자다. 슈미트는 자유주의와 의회주의로 인해 민주주의의 동일성이 위협받는다면 독재자가 나서서 이를 중단시키고 헌법의 수호자로 나서야 한다는 독재론을 폈다. 남기호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슈미트의 직간접적인 영향들은 (…) 그가 제안한 해결책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가 던진 문제 때문이다. 오늘날 카를 슈미트는 정치적 결정의 종착점이 아니라 정치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이다”라고 말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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