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예술가들 소재 웹툰 ‘아티스트’ 완결
직접 보고 겪었던 권력 다툼·성추행 사건
논픽션으로 가감없이 까발려
직접 보고 겪었던 권력 다툼·성추행 사건
논픽션으로 가감없이 까발려
마영신 만화가가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동 작업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아티스트’의 찌질이 예술가 삼총사. 왼쪽부터 화가 곽경수, 소설가 신득녕, 음악가 겸 작가 천종섭.
‘아티스트’는 화가, 소설가, 음악가 등 40대 남자 예술인들의 허위와 모순을 까발린다.
술 마시다가도 메모해 그림으로
웹툰 산업 구조가 싸구려
판 좀 엎으라고 대사로 경고했죠” 주인공 가운데 신득녕은 특히 흥미로운 인물이다. 독자들은 무명 소설가에서 문예지 대표가 된 뒤 그의 행동을 두고 그가 권력에 맛을 들인 것인지, 아니면 예술적 신념을 지키려 한 것인지 댓글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원래 신득녕에게 독재자, 꼰대 이런 캐릭터를 부여했는데, 제가 그런 성향으로 계속 끌고 가려니 캐릭터가 저항하는 거예요. 그래서 스토리는 그대로지만, 뉘앙스가 달라졌어요. 보는 사람에 따라 독재자로 보이기도 하고, 멋있게 보이기도 하는 거죠.” 비트코인 투자 실패는 마 작가가 기획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게 하는 계기도 됐다. 작품 속에선 신득녕이 친구인 음악인 천종섭의 책 출간을 기획해 대박을 내는데, 이 대목은 마 작가의 경험에서 나온 장면이다. 그는 사진 촬영을 거의 본업처럼 하는 체리필터 드러머 손스타의 사진집 출간을 기획해 최근 <거리의 거리>라는 결과물을 내기도 했다. 마 작가의 다음 작품은 5·18 광주민주항쟁을 다룬다. 그의 인기작 <엄마들> 후속편도 연재할 생각이다. 장르물 만화 스토리도 써놓았는데 랜섬웨어 바이러스에 걸려 파일이 날아가버렸다. <아티스트> 후속편도? “곽경수가 영화 미술감독으로 영화판으로 가고, 신득녕은 몰락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그냥 이 정도로 끝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하.” 이야기는 웹툰 산업으로 이어졌다. “웹툰 산업 구조가 싸구려예요. 기안84 작가의 네이버 웹툰 <복학왕>은 소수자 비하로 논란이 이는데, 이런 내용은 담당 피디가 보고 걸러내야 하거든요. 그런데도 그냥 올린 건 네이버 웹툰이 작가 보호를 하지 않은 거예요.” 작품에 나오는 ‘거듭해서 판을 뒤엎겠다’는 신득녕의 각오는 웹툰 산업을 향한 쓴소리기도 하다. “이대로 가면 웹툰이 쓰레기통이 될 테니까 판을 좀 엎으라고 신득녕을 통해서 경고하는 거죠.”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동 작업실에서 만난 만화가 마영신.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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