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방정환은 사회주의자였다…방정환 전집 발간

등록 2019-05-01 13:43수정 2019-05-01 13:48

한국방정환재단 8년 연구 끝에
5권짜리 정본 방정환 전집 발간
동시·소설·산문 망라한 최초 정본
“왜곡된 방정환 상 바로 잡는 계기되길”
방정환 선생이 고안하고, 김규택 화백이 그린 <조선십삼도고적탐승말판>. 1929년 1월호 <어린이>에 부록으로 제공된 놀이용 말판이다. 사진 동아옥션, 한국방정환재단 누리집 갈무리
방정환 선생이 고안하고, 김규택 화백이 그린 <조선십삼도고적탐승말판>. 1929년 1월호 <어린이>에 부록으로 제공된 놀이용 말판이다. 사진 동아옥션, 한국방정환재단 누리집 갈무리
소파 방정환(1899~1931) 탄생 120주년을 맞아 <정본 방정환 전집>이 나왔다.

30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정본 방정환 전집>(창비) 출간기념회가 열렸다. 한국방정환재단이 주도해 동화·동요·동시·시·동극(이상 1권), 아동소설·소설·평론(이상 2권), 산문(3~5권) 등 방정환의 작품과 글 전체를 모은 정본 전집이다. 1940년 박문서관판부터 10여 차례 문학 선집 수준의 ‘전집’들이 간행되었지만, 정본이라 부를 수 있는 전집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정환은 어린이날을 만드는데 앞장선 것으로 잘 알려진 국내 어린이운동·아동문학의 선구자다.

한국방정환재단은 8년간의 연구 끝에 전집을 완성했다. 재단은 2011년부터 학자들과 함께 전집 편찬을 위한 연구를 해오다, 2014년 방정환 전집 간행 및 편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문학, 역사, 교육 전공자들로 이뤄진 9명의 편찬위원은 조사 끝에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54편의 자료를 새로 발굴했다. 방 선생이 고안한 ‘조선 십삼도 고적 탐승 말판’(<어린이> 1929년 1월호 부록)도 지난해 9월 열린 동아옥션에 나오면서 90년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자료다. 그동안 출간물로 엮이지 않았던 미공개 자료 237편도 처음으로 수록했다. 염희경 재단 연구부장은 “신문 데이터베이스 작업이 진척되면서 어제만 해도 검색되지 않았던 글이 새롭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원래 2년만에 전집을 낼 계획이었는데, 이후로 많은 자료가 새롭게 등장하는 바람에 전집이 늦게 나온게 다행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소파 방정환. 출처 위키미디어
소파 방정환. 출처 위키미디어
방정환이 20여개가 넘는 필명을 사용해 그의 작품인지를 가려내는데도 많은 노력이 들었다. 천원 오천석 선생의 필명으로 알려졌던 ‘CW’도 소파의 필명으로 바로 잡았고, ‘SW생’, ‘SPP’도 그의 필명인 것으로 처음 확인했다. <어린이> <신청년> <신여성> 등 여러 잡지를 창간한 방 선생이 필자를 구하기 어려워서 많은 글을 직접 썼고, 같은 이름이 반복해 등장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필명을 여럿 사용한 것으로 재단 쪽은 보고 있다.

간행·편집위원들은 이번 전집 발간이 그간 왜곡된 ‘방정환 상’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정환은 그동안 남쪽에선 ‘나라 사랑’의 표본으로 반공 이데올로기 강화에 동원되었고, 북쪽에선 한동안 “일제 침략의 앞잡이”로 매도되었다. 편집위원장 원종찬 인하대 한국어문과 교수는 “분단 이후 북에선 현실과 유리된 천진난만한 동심만을 말한 일제 침략의 앞잡이로 본 것이 공식적인 평가였다. 남쪽에선 방 선생을 ‘동심’과 ‘애국’의 이름으로 순화시켜 국민 계도의 방편으로 삼았고, 반공에도 동원했다. 하지만 그는 민족주의자이면서 사회주의적 영향을 받은 작품을 쓴 사회주의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간행위원장을 맡은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는 “방 선생은 민족 해방이란 대의를 위해서 민족주의와 사회주의가 협동해야 한다는 민족협동노선을 체현한 사람이었다. 앞으로 이 전집이 지금까지 알려진 방정환 상을 변화시키고, 새롭게 발명해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