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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이 있는 한 책방도 계속”…‘서점책방창업학교’ 오픈

등록 2019-04-09 02:59수정 2019-04-09 19:04

조미숙·조진석·백원근 등
출판 전문가·운영자 10명
창업학교 1기 강사로 나서
매주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
조미숙 사이에 대표(왼쪽부터)와 조진석 책방이음&갤러리 대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여행 관련 전문 책방 ‘사이에’에 모였다. 이들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27일부터 5주간 진행하는 1기 서점책방창업학교에서 강사를 맡아 서점 운영의 노하우와 비전에 대해 강의한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조미숙 사이에 대표(왼쪽부터)와 조진석 책방이음&갤러리 대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여행 관련 전문 책방 ‘사이에’에 모였다. 이들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27일부터 5주간 진행하는 1기 서점책방창업학교에서 강사를 맡아 서점 운영의 노하우와 비전에 대해 강의한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요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의 공통점은 뭘까. 김소영·오상진 아나운서 부부가 운영하는 당인리책발전소 등 ‘셀럽’(유명인)들이 문을 연 서점과 시·미스터리·그래픽 전문 등 독특한 서점의 등장으로 독립서점은 핫플레이스 또는 문화 현상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독립서점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기는 쉽지 않다. 대형서점이나 기존에 참고서와 잡지, 베스트셀러 등을 주로 판매하는 일반서점과는 달리 비교적 소규모로 운영하면서 서점 나름의 진열 방식(큐레이션)을 선보이는 서점을 묶어서 일컫는다. 2014년 도서정가제 강화로 사업성을 확보한 독립서점이 점점 늘어나 현재는 전국에 500여곳 정도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서점 정보 공유 업체 ‘퍼니플랜’이 조사한 바로는 지난해 독립서점 폐업률은 15%로, 다른 자영업 분야에 견줘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창업에 관심이 높고 실제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도 이어지는 추세다.

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여행책방 ‘사이에’에서 만난 조미숙 대표는 “책방을 카페 창업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퇴직한 뒤 노후에 쉬엄쉬엄 운영해볼까 하면서 자문을 하는 분들을 종종 만난다. 국내 유명 작가나 국외 유명 서점 이름도 익숙지 않은 분들이 책이란 걸 막연히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거다. 서점 운영은 고된 일이라는 걸 알고 시작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1994년부터 출판사 운영과 편집 디자인을 하다 2016년 ‘사이에’ 서점을 열었다. 문학, 교양서, 매거진 등 여행을 주제로 한 책만을 비치한 국내 몇 안 되는 독특한 서점이다. ‘도쿄 책방 탐사’처럼 작가와 함께하는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여행 사이에 책’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등 기존 독립서점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활동들로도 눈길을 끈다.

조미숙 사이에 대표(왼쪽부터)와 조진석 책방이음&갤러리 대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여행관련 전문 책방 ‘사이에’에서 서점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창광 기자
조미숙 사이에 대표(왼쪽부터)와 조진석 책방이음&갤러리 대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여행관련 전문 책방 ‘사이에’에서 서점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창광 기자
조 대표는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와 조진석 책방이음&갤러리 대표와 함께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여는 1기 서점책방창업학교 강사로 나선다. 오는 27일부터 5주간 매주 토요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10명의 출판전문가와 서점 운영자의 강의가 이어진다. ‘서점 창업에서 고려해야 할 10가지’(이철재 책인감 대표), ‘지속 가능한 동네책방 경영’(한상수 행복한책방 대표), ‘서점 프로그램 운영의 실제’(김현정 타샤의책방 대표) 등 서점 창업에 필수적인 내용을 담은 강의들로 진행될 예정이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 창업학교 강좌 기획을 맡았다. 그는 “20~30대 젊은이들까지도 독립서점에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다. 책만 팔아서는 독립서점 유지가 쉽지 않고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거나, 강좌나 독서모임, 굿즈 판매 등과 연계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잘 모르고 창업을 하면 얼마 가지 못한다”며 “서점을 창업해 경영을 잘하고 계시는 대표들을 강사로 모셔 서점 창업의 꿈을 키우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강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미숙 대표는 특성화 서점 사례 발표자로 나선다. 그는 “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편집 디자인 업체를 운영하면서 나오는 수익으로 책방 운영비를 대는 상황이다. 북토크도 수익성이 너무 적다. 여행상품을 개발한 것도 지속가능한 운영을 할 방법을 찾으려는 여러 모색 중 하나”라고 말했다.

2009년 대학로에 만들어진 책방이음&갤러리는 비영리·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서점이다. 서점의 운영 취지에 공감해 매달 조합비를 내고 책을 구입하는 330명의 조합원이 큰 힘이다. 조진석 대표는 “일반적으로 책 판매만으로 운영을 한다면 월 매출이 대략 2천만원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그 정도로 책이 팔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린 서점의 공공성을 인정하는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또한 서점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창업지원금을 주거나, 창업자금을 저금리로 빌려주는 등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백원근 대표는 서점 운영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며, 창업학교 운영의 의미를 강조했다. “책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서점도 계속 있을 것이다. 다른 업종의 가게에 어울리는 책을 가져다 놓고 파는 ‘샵인샵’, 협동조합 서점, 큐레이션에 기초한 책 정기발송, 동네 ‘사랑방’화 등 서점을 잘 운영할 수 있는 방안들은 적지 않다. 이런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한 이유다. 희망을 이야기하면 희망이 생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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