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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상상 이상으로 인간과 동물은 닮았다”

등록 2019-02-15 06:00수정 2019-02-15 19:53

잠깐 독서
동물 안의 인간-동물도 생각하고 사랑하고 미워한다
노르베르트 작서 지음, 장윤경 옮김/문학사상·1만5000원

찰스 다윈은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에 대하여>(1859)의 후속작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에 대하여>(1872)에서, 동물도 인간처럼 기쁨, 슬픔, 분노 같은 감정을 느끼며 그 표정도 비슷하다고 갈파했다. 지금은 상식이 된 이런 주장은 ‘정치적인’ 이유로 오랜 기간 무시돼왔다.

독일의 동물행동학자 노르베르트 작서는 <동물 안의 인간>에서 “동물도 생각하고 사랑하고 미워한다”(부제)는 ‘상식적 사실’을 관찰·실험·분석 같은 ‘과학적 연구’로 입증하고 그 의미를 짚는다. 특히 포유동물은 인간과 공통점이 많다. 두뇌 구조가 근본적으로 같으며, 침팬지 유전자는 인간과 99% 일치한다. 오늘날 개·고양이 등은 인간의 ‘반려동물’이 됐다. 동물권과 동물복지 개념도 생겼다. 동물의 감정과 행동이 인간의 관심사에 깊숙이 들어온 것.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과 동물이 ‘이성’의 유무에 따라 근본 차이가 있다고 봤다. 이게 사실과 다르다는 건 진화생물학 등 관련 연구로 밝혀졌다. 동물도 판단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양이는 장난칠 때 기분이 좋고, 기니피그는 혼자 있는 걸 싫어한다. 지은이는 동물의 모든 행동은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기질이 후대로 이어지는 ‘자연선택’ 원리가 작동하며, 그 과정에서 이타적 행동 또는 동족살해를 한다. 인간이 ‘이기적 유전자’에 지배당하지 않는 것은 인권, 평화, 평등 같은 문화적 성취 덕분이다. 지은이는 최신 동물행동학의 핵심을 이렇게 정리한다. “동물들 안에는 인간과 닮은 모습이 무수히 숨어 있으며, 우리가 몇년 전에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인간과 동물은 너무나 닮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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