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들뢰즈 철학 전문가 에가와
들뢰즈 ‘선험적 경험론’ 선구적 논의
기존의 틀 벗어난 창조적 철학 탐구
“들뢰즈 철학 독창적 계승” 평 들어
들뢰즈 ‘선험적 경험론’ 선구적 논의
기존의 틀 벗어난 창조적 철학 탐구
“들뢰즈 철학 독창적 계승” 평 들어
에가와 다카오 지음, 이규원 옮김/그린비·2만5000원 다른 철학자의 사상을 연구하고 번역하는 것은 결국 그를 거름 삼아 거기서 한 발 더 나간 철학을 하기 위함이다. 일본에선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가 1970년대 초반부터 소개됐지만, 30여년간 도식적이고 단편적인 해석에 머물러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03년 출간된 에가와 다카오의 <존재와 차이>는 비로소 들뢰즈의 사상을 소화해 독창적인 철학을 펼친 책으로 평가받는다. 번역자인 이규원 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 연구원은 “이 저작은 일본에 들뢰즈가 소개된 지 30년 만에 출현한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들뢰즈 철학 연구서이자 들뢰즈 철학을 독창적으로 계승한 에가와 자신의 철학을 담은 책”이라고 말했다. 서문에서 에가와는 이 책의 과제를 “‘반-효과화’론의 관점에서 들뢰즈의 ‘선험적 경험론’과 ‘존재의 일의성’을 종합한 하나의 ‘에티카’ 형성하기”라고 밝힌다. 여기서 말하는 ‘선험적 경험론’은 들뢰즈의 철학을 특징짓는 말로 사용되는데, 우리의 경험을 조건짓는 선험을 드러내는 데 만족하지 않고 그 선험의 테두리를 넘어가면서 우리 경험의 한계를 확장해 나가는 작업을 말한다. 또한 ‘효과화’(effectuation)란 ‘하나의 효과로 화하기’란 뜻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배가 고프다고 하면 그것은 그가 그의 몸에서 일어난 숱한 변화들의 한 효과로 화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 주체가 그저 한 효과로, 철저히 수동적인 존재로 그치지 않고 그 효과를 자기화하면서 그 사건을 자신의 사건으로 살고자 할 때 ‘반-효과화’(counter-effectuation)가 성립한다. 들뢰즈의 잠재성의 철학은 ‘조건짓기’의 논리인 ‘현실화’의 수준에서 이루어지는데, 모든 현실적인 것은 잠재적인 것이 현실화된 것이기에 ‘기초짓기주의’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 그렇기에 현실적인 것에서 잠재적인 것으로 상승하는 ‘반-효과화’의 운동이야말로 영원히 종속되지 않기 위한 철학이다. “반-효과화는 현실적인 것 안에 포함된 카오스적으로 ‘모호한 사건’(비-현실적인 것)을 잠재성을 향해 역-전개하는 힘―혁명적인 것-되기―이다.” <의미의 논리>와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몇 차례 등장할 뿐인 ‘반-효과화’론을 들뢰즈 철학의 ‘긍정되어야 할 것’으로서 포착하고, ‘에티카’에 도달하는 과정을 해명하며, 칸트와 스피노자의 철학을 양립시키는 이 책은 논리를 따라가기 쉽지 않을 만큼 난해하다.
에가와 다카오가 쓴 <존재와 차이>의 주제는 질 들뢰즈(사진) 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선험적 경험론’과 ‘존재의 일의성’을 ‘반-효과화’의 관점에서 종합함으로써 하나의 ‘에티카’를 형성하는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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