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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전 세계 ‘돈 지옥’ 체험기

등록 2019-01-04 06:00수정 2019-01-04 19:44

나는 세계일주로 돈을 보았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갤리온·1만5000원

논픽션 범죄 스토리다. 이야기는 흥미롭고 술술 읽혀 책장이 가볍게 넘어간다. 멕시코·아르헨티나·콜롬비아 같은 중남미에 갱단이 활개를 치고, 스페인 등 남유럽에선 소매치기와 사기꾼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그리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지하경제를 추체험하는 대목에선 충격을 넘어선 아찔한 신선함이 있다.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지하경제 추적기’라는 긴 부제가 달려 있으나, <나는 세계일주로 돈을 보았다>의 가장 큰 미덕은 저널리즘 요소가 곁들여졌다는 데 있다. 저자의 생생한 체험기는 흥미롭기도 하지만 진실에 가닿기 위한 위태로운 노력을 체감하도록 돕는다.

코너 우드먼이 ‘더러운 돈’을 찾아가는 여정은 조마조마하다.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불법 도박장을 찾아 헤매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선 위조지폐의 거두를 만난다. 인도 뭄바이에선 납치 사건을 경험하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선 직접 소매치기 체험에 나선다. 영국 버밍엄에서 신흥 대마초 시장을 체험한 뒤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선 납치범을 물색하다 살인자를 만난다. 이쯤 되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유물 모조품에 속아보고 콜롬비아 보고타 홍등가에서 ‘악마’를 조우하는 일은 놀랍지도 않다.

이 책은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다.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하경제의 어둡고 축축하고, 그래서 두렵고 슬픈 속살을 말이다. 살인과 마약, 성매매와 사기, 도박이 판치는 ‘지옥’을 목도하며, 그저 우리의 안온한 삶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만은 없을 것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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