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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기초과학의 미래, 공익재단에 달렸다

등록 2018-12-21 09:00수정 2018-12-21 20:17

[책과 생각] 잠깐독서

플라이룸-초파리, 사회 그리고 두 생물학
김우재 지음/김영사·1만4800원

호수를 마주하고 호텔처럼 지어진 2층짜리 건물. 1층엔 술집이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커피는 무료로 제공한다. 미국에 있는 기초과학 연구소 ‘자넬리아’의 모습이다. 자넬리아에 온 연구자들은 5년간 모든 필요한 연구비와 기자재를 지원받는다. 컴퓨터 과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과학자들이 소규모 그룹으로 모여 연구를 하며,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연구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기초과학자들의 천국과 같은 곳이다. 이 자넬리아를 세운 곳은 바로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로, 항공재벌인 하워드 휴스가 남긴 수조원의 재산으로 세워진 재단이다.

초파리 유전학자 김우재는 <플라이룸>에서 자넬리아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며 제3섹터인 비영리공익재단에 기초과학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한다. 당장의 이윤에 목매는 기업과 정권이 바뀌는 오락가락하는 정부에 기초과학의 미래를 맡기기엔 너무나 위험하다는 것이다. 미국만 해도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미미하며, 오히려 기초과학을 지키고 발전시켜온 곳은 카네기재단, 카블리재단,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같은 부자들이 세운 비영리공익재단이다.

책에서는 ‘초파리 행동 유전학의 현재’와 ‘진화생물학과 분자생물학의 긴장과 상호작용의 역사’도 다루지만, 역시 자넬리아의 사례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기초과학만이 아니라 국내 인문학·사회과학자들을 위한 자넬리아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영국의 세계적 진보 매체 <가디언>처럼 비영리공익재단에서 운영하는 독립언론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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