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유춘동 엮음/소명출판·5만5000원 “울긋불긋한 표지에 사호활자로 인쇄한 백 쪽 내외의 소설은 ‘이야기책’의 대명사를 받아가지고 문학의 권외에 멀리 쫓기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신문지에서 길러낸 문예의 사도들의 통속소설보다도 이것들 ‘이야기책’이 훨씬 더 놀라울 만큼 비교할 수도 없게 대중 속에로 전파되어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팔봉 김기진(1903~1985)이 <대중소설론>에서 언급한 ‘이야기책’은 흔히 ‘딱지본’이라 불린다. 근대 인쇄술의 도입과 함께 등장했던 딱지본은 1970년대까지 이어진, 근대 출판 역사의 커다란 흐름이었다. 근대서지학회의 노력으로 최근 출간된 <오래된 근대, 딱지본의 책그림>은 딱지본의 실체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자료집이다. 어렵게 수집한 534종 750책 딱지본의 표지·판권지 이미지가 중심이며, 딱지본에 대한 최신의 연구 성과를 함께 실었다.
<구마검>(대한서림)의 표지. 1908년 12월. 한국 최초의 만화가로 꼽히는 관재 이도영(1884~1933)이 표지화를 그렸다.
<구운몽>(동문서림)의 표지화. 1913년 3월10일. 유명한 타이포그라피 <은세계>의 방식을 패러디했다.
<술은 눈물인가 한숨이란가>(춘양사)의 표지. 1934년 12월5일. 유명한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옥중화>(보급서관)의 표지. 1913년 1월10일. 관재 이도영이 표지화를 그렸다.
<허영>(박문서관)의 표지. 1922년 9월20일. 유명한 음악인 홍난파의 초기 소설작품으로, 딱지본 형태로 나온 것이 이채롭다.
<신기한 이야기>(덕흥서림)의 표지. 1933년 9월15일. 재밌는 이야기를 모아놓은 소화집이다.
<신구잡가>(신구서림)의 표지. 1927년 9월25일. 유행하던 노래들의 가사를 모아놓은 가요집이다.
<이수일과 심순애>(보문관)의 표지. 1925년 3월10일. 당시 유행하던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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