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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만물의 근원을 보고 싶었던 과학자들

등록 2018-12-07 06:00수정 2018-12-07 20:06

아톰 익스프레스-원자의 존재를 추적하는 위대한 모험
조진호 글·그림/위즈덤하우스·2만2000원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그들 뿐이랴?)은 세상 모든 물체와 현상의 근원이 무엇인지, 영원불멸하며 불변하는 실체가 존재하는지 궁금했다. 어떤 이들은 물, 불, 공기, 흙을 지목했고, 또 다른 이는 우주의 질서인 수(數)나 끝내 쪼개지지 않는 ‘최종 입자’를 상상했다. 당시만 해도 원자는 실체를 확신할 수 없는 추상적 개념에 불과했다. 인간이 근원 물질을 감각할 수 있는지조차 치열한 논쟁거리였다. 그렇게 시작된 지적 도전은 수많은 가설을 둘러싼 논쟁과 실험, 뜻밖의 발견과 해석, 검증과 이론화 과정을 거치며 물질세계에 대한 인류의 지식과 이해를 넓혀왔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과학교육을 전공한 과학만화가 조진호의 <아톰 익스프레스>는 인류가 ‘원자의 존재를 추적하는 위대한 모험’(부제)의 역사를 그린 탁월한 그래픽 노블이다. 앞서 중력을 탐험한 <그래비티 익스프레스>(2012), 유전자를 다룬 <게놈 익스프레스>(2016)에 이어 세 번째다. 지은이는 데모크리토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돌턴, 라부아지에, 아보가드로, 패러데이, 아인슈타인과 파인만까지 과학 천재 30명을 등장시켜,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과 촘촘한 과학 지식으로 미립자의 세계를 그려보인다. 멘델레예프가 원소 주기율표 개념에 착안해, 발견된 원소들의 규칙성에 따라 빈 칸들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과정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전자의 존재와 빛의 파동 성질, 열역학 법칙의 발견은 또 어떤가. 마침내 원자의 크기와 질량을 측정해내는 여정까지 쫓다보면 과학적 탐구의 대상과 결과가 꼭 물질세계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유쾌한 전율을 느끼게 될 터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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