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벽돌의 나를 찾는 여행
책장마다 세계 유명 건축 드로잉
건축미학과 진로탐색 어우러져
책장마다 세계 유명 건축 드로잉
건축미학과 진로탐색 어우러져
조슈아 데이비드 스타인 글, 줄리아 로스먼 그림, 정진호 옮김/그레이트북스·1만3000원 세상은 작은 조각 모음이다. 하나의 개인은 어느 자리엔가 맞춰져 세상의 한 조각이 된다. 그 조각은 더없이 크고 공고한 그 무엇이 되어 제 자리를 잡는다. 그 조각을 빼내면 휑하니 뚫려버려 미완의 퍼즐로 남는다. 여기 작은 벽돌이 있다. 벽돌은 세상의 모든 건축물을 이루는 단위 조각이다. 하지만 한 장의 작은 벽돌로 세상에 나왔을 땐 어떤 건축물의 어떤 일부가 될지 알지 못한다. 끝을 쳐다볼 수 없을 만치 거대한 빌딩 앞에 선 작은 벽돌은 깜짝 놀랄 수밖에. “위대한 것들은 작은 벽돌에서 시작한다.” 엄마 벽돌은 거대한 것도 처음에는 작고 미약한 존재였다는, 지금은 어릴지라도 언젠가는 위대한 무엇이 될 수 있다는 세상 이치를 말해준다. 꼬마 벽돌의 갸웃거림은 소방서도 학교도 우체국도 모두 벽돌로 쌓아올린 건물이란 걸 보고 끄덕임으로 바뀐다. 벽돌의 호기심은 옆 동네와 그 옆 동네를 지나 바다 건너 까마득히 먼 곳까지 차오른다. “넓은 세상에서 내게 맞는 자리는 어딜까?” “나도 위대한 무언가가 될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은 독자에게 두 갈래 길을 제시한다. 작은 벽돌의 ‘나를 찾는 위대한 여행’(부제)을 따라가는 길과 그림책 위에 지어진 건축물을 따라가는 길. 붉은 갈색 계열의 촘촘한 벽돌 문양과 세밀한 먹색 펜화의 담백한 대비는 더없이 아름다운 두 길로 독자를 데려간다. 실제 세계적인 유명 건축물인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종이 지면에 옮겨놓았는데, 선명한 실사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는 절제된 미감이 책의 매력이다. 드로잉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을 즈음, 보일까 말까 한 작은 벽돌이 장대한 건축물 사이로 자신의 길을 찾고 있는 걸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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