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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검은 황금’의 제물이 된 북미 원주민들

등록 2018-10-11 19:32수정 2018-10-11 19:57

플라워 문-거대한 부패와 비열한 폭력, 그리고 FBI의 탄생
데이비드 그랜 지음, 김승욱 옮김/프시케의숲·1만7500원

1870년대 초, 북미 원주민 오세이지 족은 중남부 캔자스주의 고향에서 쫓겨나 오클라호마주의 바위투성이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강제이주를 당했다. 채 몇십년이 지나지 않아, 불모의 땅이었던 이곳이 엄청난 석유매장지로 밝혀지면서 이들은 ‘대박’이 났다. 20세기 초부터 유전개발 붐이 일면서, 원주민들은 임대료와 사용료 수입으로 돈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1923년 당시 부족의 재산은 현재 가치로 4억달러가 넘었다. 이들은 “재벌 오세이지족”, “붉은 피부의 백만장자들”로 불렸다. ‘검은 황금’은 그러나 비극적 재앙의 씨앗이었다. 의문의 죽음이 잇따른 것. 미국 작가이자 저널리스트가 쓴 <플라워 문>은 실제 사건을 토대로 상상력의 이야기를 입혀, 권력과 탐욕이 법의 이름으로 저지르고 정당화한 야만적 폭력의 실체를 추적하고 재구성한 미스터리 논픽션 소설이다.

책은 1920년을 전후로 오세이지 정착촌에서 ‘몰리’라는 한 갑부 여성이 불과 몇년 새 두 자매와 어머니를 살인 사건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잃는 것으로 시작한다. 경찰은 엉터리 수사 끝에 가족들을 범인으로 지목했으나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다. 자수한 ‘범인’은 청부살인을 주장했으나 사건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동생의 죽음을 뒤쫓던 언니 부부마저 의문의 폭발 사고로 죽는다. 설상가상, 비극적인 죽음이 전체 부족으로 확산되면서 사건은 갈수록 미궁에 빠져드는데…. 지은이가 참조했다고 밝힌 “발표되지 않은 많은 1차 자료들”에는 수천쪽의 미 연방수사국(FBI) 기록, 대배심의 비밀증언과 재판 기록, 정보원들의 진술, 사립탐정들의 일지, 의회 기록, 언론 보도 등이 포함됐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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