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에 진실을 숨긴 뱀장어
알고 보니 정력적인 판다 등
신화화·의인화한 동물의 실체
알고 보니 정력적인 판다 등
신화화·의인화한 동물의 실체
루시 쿡 지음, 조은영 옮김/곰출판·1만9500원 우리는 동물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동물의 생태를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동물을 잘 알게 됐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 된다. 오랜 시간 수많은 자연과학자의 ‘삽질’을 통해 조금 알게 됐을 뿐이다. 인간은 동물을 ‘정신적 감옥’에 가둬 신화화하고 의인화하며 왜곡하고 있다. <오해의 동물원>은 그 흑역사의 진실을 기록한 책이다. 인류사 최고 천재 중의 한 명으로 꼽을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도 동물을 이해하는 데 실패한 사람이다. 뱀장어와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반짝거리던 철학자, 동물학의 아버지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이다. 그는 뱀장어를 무성 생물로 보고 진흙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뱀장어의 번식 과정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추측을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상식으로는 가당치 않은 해설이다. 또 다른 후대 자연과학자들도 뱀장어가 바위에 몸을 비벼대 번식한다거나 포유류처럼 새끼를 낳는다는 오류를 쏟아냈다. 심해에 진실을 숨기고 있는 뱀장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눈에 잘 띄지 않고, 말을 할 수 없는 동물의 실체를 알지 못한 거야 당연한 결과 아닐까. 일부러 눈을 가린 경우도 있다. 사랑스러운 판다의 이미지는 일종의 미신이다. 짝짓기에 서투르고 입맛이 까다로워 대나무만 먹는, 무능하지만 보호해야 하는 연약한 종으로 널리 소개돼 있다. 그러나 판다는 현재의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을 마친 생존자일 수 있다. 판다는 사실 정력적이라고 한다. 배란기가 매우 짧지만 발달한 후각으로 때를 놓칠 위험은 적다. 또 대나무를 씹어먹으면서 발달한 뺨의 근육은 사자와 재규어만큼이나 힘이 세다.
판다는 짝짓기에 서투르고 입맛이 까다로워 대나무만 먹는, 무능하지만 보호해야 하는 연약한 종으로 널리 소개돼있다. 그러나 판다는 현재의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을 마친 생존자일 수 있다. 판다의 이미지가 그렇게 각인된 건 동물원 때문이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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