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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역학이론, 사회에 뿌리내린 비판과학

등록 2018-09-13 19:37수정 2018-09-13 20:13

낸시 크리거의 역학 이론과 맥락
낸시 크리거 지음, 신영전·김유미·이화영·표준희·신상수·이호준 옮김/한울아카데미·4만9000원

리사 버크먼, 이치로 가와치와 함께 하버드 보건대학원 ‘사회역학의 트로이카’로 꼽히는 낸시 크리거의 책이 국내에서 처음 출간됐다. 2011년에 나온 <역학 이론과 맥락>은 ‘역학 이론’(epidemologic theory)의 역사적 맥락을 짚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전망한 책이다. 사회역학 분야의 첫 교과서로 꼽히는 <사회역학>(리사 버크만·이치로 가와치, 2000)을 우리말로 옮긴 바 있는 신영전 한양대 교수의 주도로 젊은 학자들이 힘을 합쳐 이번에 우리말 번역본을 펴냈다.

지은이는 역학이론을 “건강, 질병, 안녕의 인구집단 내 분포 양상과 원인을 설명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특별한 ‘종류’(type)의 이론”이라고 본다. 질병의 분포 등을 ‘사실’로서 설명하는 데에는 무수히 많은 상호 보완적, 대립적 이론이 ‘역학이론’ 아래에 포함될 수 있다. 때문에 역학이론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다른 양상을 보여왔는지 정리하는 것이 지은이의 주된 작업 내용이 된다. 1~5장까지는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현대 주류 역학이론까지의 과정을 아우르고, 6장 이후로는 주류 이론에 대항하는 ‘대안적’ 역학이론을 모색하는 데 집중한다.

<역학 이론과 맥락>의 저자인 세계적 사회역학자 낸시 크리거. 출처 hsph.harvard.edu
<역학 이론과 맥락>의 저자인 세계적 사회역학자 낸시 크리거. 출처 hsph.harvard.edu

대안적 역학이론은 개인주의적 접근에 기대어 생의학·생활습관의 개념에 치중했던 현대 주류 역학이론을 비판하면서 출현했는데, 지은이는 그 주된 흐름을 “건강의 주요 사회적 결정요인으로 권력·정치·경제·권리에 초점을 맞추는” 사회정치적 관점과 “심리적으로 매개되는 인구집단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소를 강조하는” 심리사회적 관점 등으로 소개한다.

그리고 여기에 자신이 주창해온 ‘생태사회적 관점’을 함께 소개하는데, 이는 “다양한 맥락 속에서 우리 외부와 내부 세계의 통합적 연결”을 중시한다. 또 생태사회적 역학이론의 핵심 구조로, ‘체현’(embodiment)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노동, 존엄, 욕망, 사랑, 유희, 갈등 등 인간 생활의 수많은 활동과 의미가 문자 그대로 ‘우리의 몸이 됨’으로써 우리의 개인적·집합적 건강상태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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