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지음/교유서가·2만5000원 서평가 이현우는 책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로쟈’라는 별칭으로 더 익숙하다. 18년째 책의 바다에 빠져 사는 그가 세번째 서평집을 냈다. <책에 빠져 죽지 않기>는 하루에도 수십 종의 새 책이 쏟아지는 현실에서 지은이가 책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만의 항로를 찾아온 독서 항해일지다. 지난 6년간 여러 매체에 실었던 서평과 독서 에세이 중 173편을 추려 750쪽 두툼한 단행본으로 엮었다. 책의 바다(1부)로 시작해, 인문, 역사, 정치, 사회, 문화, 과학의 바다(7부)까지 나누어 정리한 목록은 그의 독서 편력의 방대함을 보여주는 서재이자, 읽을 만한 책을 골라주는 독서 나침반으로 맞춤하다. 대략 30년 전 대학생 시절 스무권 남짓했던 소장도서가 지금은 수만권으로 불어나 셀 수 없을 지경이 됐다고 한다. “이 책들을 다 읽으려는 욕심은 바닷물을 전부 들이켜겠다는 것만큼이나 무망한 욕심이다.” 그러나 ‘읽는 인간’과 ‘읽지 않는 인간’은 다르며, 책을 읽는 능력은 각자가 ‘나’를 만들어가는 최상의 방책이며, 우리가 무얼 읽느냐에 따라 한국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지은이는 확신한다. “언젠가 그 욕심을 다 비우게 되면 인생의 마지막 책장에 20권 정도만 남겨놓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 내가 씨름해야 할 현실은 책의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다. ‘서평꾼 로쟈’는 왜 누가 시키지도 않은 고투를 벌이는 걸까? “읽고 싶은 책과 읽어야 할 책을 다 읽을 수 있는 시간과 능력이 있다면 서평은 필요하지 않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서평은 그 대책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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