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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 구경’이 이토록 즐거웠던가

등록 2018-06-20 17:46수정 2018-06-20 19:31

‘2018 서울국제도서전’ 가보니
개장 전부터 길게 늘어선 관람객들
꽃집·정원처럼 꾸민 이색 부스에
‘특별판’ ·선공개 등 이벤트 즐기며
독자들 위한 ‘발랄 아이디어’ 만끽

도서전 부활에 대형출판사도 복귀
주최쪽 “참여인원, 30만명으로 늘 것”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전시장에서 개막한 ‘2018서울국제도서전’ 전시장을 관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전시장에서 개막한 ‘2018서울국제도서전’ 전시장을 관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오랜 침체를 딛고 지난해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던 서울국제도서전의 상승세가 올해도 예사롭지 않다.

‘2018 서울국제도서전’ 개막 첫날인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 입구엔 오전 10시 개장 이전부터 100여명의 관람객이 길게 줄을 섰다. 지난해는 도서전을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회장단이 당선된 지 두 달 만에 치러져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도, 관람객이 20만명으로 전년보다 갑절 뛰는 놀라운 결과를 일궈냈다. 이에 고무된 출협과 출판사들은 지난해 도서전이 끝난 직후부터 여러가지 새로운 행사들을 준비하며 올해 도서전을 벼려왔다.

특히 이날 도서전에선 신선한 아이디어로 부스를 꾸민 출판사들이 눈에 띄었다. 미야베 미유키 등 장르소설에 주력해온 북스피어 출판사는 제주도에 있는 꽃집 겸 서점 ‘디어 마이 블루’와 협업해 부스를 꽃집 안에 있는 서점처럼 화사하게 꾸몄다. 드라이플라워 꽃다발(60개 한정)을 판매하면서 5만원 이상 구매자에겐 작은 다육식물(50개 한정)을 나눠줬다. 특히 이번 도서전에서만 먼저 판매하는 김탁환의 역사소설 <이토록 고고한 연예>의 경우 특별판 100권은 꽃무늬 포장지로 감싸고, 생화 리스를 달았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손님들을 맞은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는 “전 직원 3명이 일주일 동안 이것만 매달렸다”며 “단기적으로 출혈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도서전을 통해 저희 출판사의 팬을 한 명이라도 더 만드는 게 남는 거라는 생각에 좀 무리했다”라고 말했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손님을 맞는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오른쪽).
머리에 화관을 쓰고 손님을 맞는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오른쪽).
문학과 에세이 출판사인 마음산책 부스는 떡갈나무, 아레카야자, 극락조 등 식물 화분이 가득해 마치 정원 속의 서재처럼 보였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슬로우 스테디’에서 인테리어를 맡아 원목 가구와 따뜻한 조명이 책과 잘 어우러졌다. 마음산책은 모든 직원이 회사 안에 반려식물을 하나씩 키우고 있어 만장일치로 컨셉을 정했다고 한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도서전이 사람들이 많아서 소란스러운 공간이 될 수 있는데, 그 속에서 조용하게 책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갖가지 식물로 부스를 장식한 마음산책.
갖가지 식물로 부스를 장식한 마음산책.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인 2015년부터 도서전에 불참해온 대형출판사인 김영사와 민음사가 도서전 ‘부활’ 소식에 올해 다시 참여를 결정해 문학동네, 창비 등과 전시관 중앙에서 든든하게 바탕을 깔아줬다.

올해 도서전에 처음으로 합류한 ‘라이트노벨 페스티벌’의 경우 관람객들의 구성이 더욱 다양해졌다. 라이트노벨의 주 독자층은 10대~20대 중반이지만, 도서전의 주 관람객층은 그보다 높은 연령대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라이트노벨은 최근 원작이 라이트노벨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과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흥행으로 조금씩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다. 조병권 소미미디어 본부장은 “재작년 페스티벌엔 2천명 정도 왔는데 올해는 4천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18 서울국제도서전’ 전시장 입구에 관객들이 줄을 서 있다.
‘2018 서울국제도서전’ 전시장 입구에 관객들이 줄을 서 있다.
도서전 쪽에서 오랜 기간 야심차게 준비한 이벤트들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점을 배경이나 주제로 삼은 여성 작가 11명의 글을 담은 <서점들>(1천부 한정)은 5만원 이상 구매자들에게만 주는 기획도서임에도 이날 배정된 100부가 모두 나갔다. 이영도의 <오버 더 초이스>(황금가지),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돌베개), 이승우의 <만든 눈물, 참은 눈물>(마음산책) 등 도서전에서만 미리 선보이는 ‘여름, 첫 책’ 선정 도서 10권들도 이날 각 부스에서 집중적으로 팔려나갔다. 특히 주말인 24일까지 열리는 도서전 후반에 작가와의 만남과 독자 참여 행사 등이 몰려 있어 뒤로 갈수록 참여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도서전에서 ‘이것저것 각종 재미있는 것 담당’이란 공식 직함을 가지고 있는 김홍민 대표는 “30만명 참여를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주일우 국제도서전 실행위원장(이음출판 대표)은 “지난해에 비해서 새로운 프로그램과 참여 출판사가 늘어나 독자들이 더 즐겁게 책 읽고 놀다가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지난해보다 관람객 숫자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4일까지. www.sibf.or.kr

글·사진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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