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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정권 바꿔낸 비폭력 대중운동의 미래는

등록 2018-05-31 19:46수정 2018-05-31 20:03

잠깐 독서
21세기 시민혁명-비폭력이 세상을 바꾼다
마크 엥글러·폴 엥글러 지음, 김병순 옮김/갈마바람·2만6000원

미국의 비폭력혁명 이론가 진 샤프가 버마의 군사정권에 맞선 저항에 도움을 주기 위해 쓴 책 <독재에서 민주주의로>(1993)는 전 세계적으로 저항의 물결이 거셌던 곳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중요한 지침서가 됐다. 샤프는 비폭력이 개인의 내면에서 나오는 도덕적 원칙 같은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꾸기 위한 수단으로서 가장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정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이자 운동가인 마크와 폴 엥글러 형제의 <21세기 시민혁명>은 인종분리 정책의 폐지를 이끌어낸 마틴 루서 킹의 ‘버밍엄 행진’에서부터, 세르비아 밀로셰비치 정권을 무너뜨린 비폭력 저항단체 오트포르 등 다양한 비폭력 투쟁의 역사적 사례와 전략적 의미를 고민하는 책이다. ‘시민 저항’에는 대체로 두 가지 분파가 있다. 하나는 공동체를 조직해 구조를 장기적으로 바꿔나가는 노선(솔 앨린스키)이고, 다른 하나는 조직을 넘어 광범위하게 전개되는 대중 동원의 파괴력을 중시하는 노선(프랜시스 폭스 페빈)이다. 지은이는 두 분파의 장점들을 융합하여, “여세를 몰아가는 조직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규모 시위의 파괴력을 이용하는 동시에, 승리의 성과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지 기반을 조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지적한 대로, 우리의 ‘촛불혁명’ 역시 대중의 광범위한 비폭력 저항이 기존의 지배 블록을 깨는 원천적인 동력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지은이가 말하는 “여세를 몰아가는 조직화”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전략일 것이다. 정권을 바꿔낸 대중의 에너지는 이제 장기적인 구조를 바꾸기 위한 다양한 현장의 운동들로 펴져나가야 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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