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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광대한 ‘중국종교’의 사상을 하나로 꿰다

등록 2018-05-24 20:26수정 2018-05-24 20:45

중국종교사상통론
잔스촹 외 지음, 안동준 뒤침/알마·6만8000원

유·불·도를 아우르는 광대한 중국의 종교사상을 체계적으로 총정리한 책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중국의 종교사상, 특히 도교 사상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잔스촹이 책임 집필을 맡고 박사급 제자들과 함께 5년에 걸쳐 써낸 <중국종교사상통론>(2011)은, “동서고금의 종교학 이론을 활용하여 중국종교사상을 재해석하고 이를 현대 종교학과 중국의 종교사상사에 결합해 탐구한 점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평가된다.”(뒤친이 서문)

책에서는 “중국 본토에서 형성되어 중국 본토의 문화적 색채를 띠고 있거나, 외국에서 전해졌지만 이미 중국화된 종교 단체나 종교적 유파”를 ‘중국종교’라 일컫고, 이를 주된 탐구 대상으로 확정한다. 지은이는 “다원화와 포용성, 세속화와 실리성, 군주의 권력에 복종” 등을 중국종교의 특성으로 꼽는다. ‘중국종교’에는 중국의 원시 종교, 도교, 불교 등이 포함되는데, 특히 ‘종교냐 아니냐’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유교를 포함시킨 것이 눈에 띈다. “유가에는 종교적 신격이 존재하고 이를 숭배하는 신도들이 있으며, 종교적 교리와 실천 행위도 있다”는 것이 유교를 종교로 보는 이유다.

중국 타오위안시 도교 신전 원창궁 안에 모셔진 공자의 신위. 출처 위키피디아
중국 타오위안시 도교 신전 원창궁 안에 모셔진 공자의 신위. 출처 위키피디아

번역본 기준으로 1200쪽을 넘기는 엄청난 분량 속에서 중국종교 속 우주론, 인생론, 도덕론, 심성론, 공부론 등을 깊고도 넓게 파고든다. “신보다는 사람을 중심에 놓고, 자연 만물과 그 객관적 속성이 아닌 사람 자신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중국종교는 ‘주체적 사유’를 중심에 놓는다고 한다. 철학과 사상에 대한 난해한 분석들 속에 “중국종교사상과 민족 문제, 현대 사회의 정신문명 건설 및 생태 보호 등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종교사상의 현실적 의의”를 발견하려는 지은이의 의도가 배어 있다.

결론 부분에서 지은이는 유교와 도교를 중심으로 삼아 ‘신국공치’(身國共治)의 사상을 논하는데, 이 역시 종교사상의 현실적 의의에 대한 관심으로 읽힌다. 지은이는 ‘신국공치’가 단순히 ‘수신’(제 몸을 닦는 것)과 ‘치국’(나라를 다스리는 것) 양자를 조합한 것이 아니라, 이 둘을 유기적으로 통일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종교의 많은 논의 속에서, 개체로서의 인간이 완벽에 이르는 길을 찾기 위한 노력은 주로 사회·국가와의 밀접한 관계를 도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런 부분의 사상적 문화유산을 총결산하는 작업은 현대 사회의 인성 교육이나 사회적 안정의 측면에서도 참고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말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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