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하라 행동하라
김현진 지음. 한국씨네텔 펴냄. 9800원.
김현진 지음. 한국씨네텔 펴냄. 9800원.
잠깐독서
고등학교를 석달 만에 때려치운 젊은 작가 김현진씨. 남달리 예민한 감수성과 통찰력 덕택에 ‘제 멋대로’ 산다. 지식벽돌 공장에서 튕겨져 나온 학교 보고서 <네 멋대로 해라>(1999), 불량소녀왕국을 건설하겠다는 도발적 매너를 담은 <불량소녀 백서>(2005)는 그 소산이다. <질투하라 행동하라>도 연장선. 다만 ‘제 멋대로 사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청춘스케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최연소 입학생인 그가 잘나가는 14명의 또래(?) 대학생을 만났다. 이들은 “100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처럼 가진 눈을 모두 뜨려하는 사람들, 오직 그것일 뿐”이므로 “갖은 청춘을 압착하여 만든 드라이 플라워 화환” 딱 그 정도라고 한다. 절대 “나는 이게 뭐람” 뭇 청춘들을 좌절시키는 용도가 아님을 인터뷰어는 똑 부러지게 밝힌다.
남 앞에 나서는게 두려워 춤에 빠져든 김영우(경희대 98)씨는 대학 2년때 나이트댄스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지금은 지방 분점을 거느린 성공한 ‘시이오’(CEO)다. 노는게 일인 그는 “학점이나 토익 점수와 같은 기업의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려고 애쓰는 친구들이 안타깝다.”
정은미(숙명여대 97)씨는 갑작스레 가세가 기울어 자퇴했다 학교로 복학한 방황의 대명사다. 중국 보따리상, 중국어 강사, 게임 폐인, 대박 게임 프로그래머…. “하고 싶은 것은 다해봤다”지만 또 목표가 생겼다. 외무고시. “청춘이란 카메라 렌즈와 같다고 생각해요. 내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잖아요.”
이처럼 자기 삶의 성공 키워드를 뽑아올린 당당한 젊음이 감각적 언어로 무지개빛을 이룬다.수능을 본 예비대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권장도서를 추가한다. ‘청춘의 함량’을 달아보시라.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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